[박종국] 회중기도문 _ 20080921

 

 

 

주님!
오늘 저희는 이런 모습의 교회가 되길 소망하며 감히 기도를 드립니다.

교회임을 스스로 내세우지 않아도
그 누구에게나 좋은 모습과 향기로 감동을 주며,
빛으로 온 구석을 비추기 위해 나서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갖게 해 주며,
오직 이 길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설파하지 않아도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함께 나누는 자세를 본 보이는
그런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빛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기 존재를 먼저 태워야 함을 알며,
소금이 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과도 어울려 녹아들어야 하며,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 들보를 먼저 없애야 하며,
고난의 길에서 남의 십자가를 탓하지 않고
자기 십자가를 충실히 짊어지고 사랑할 줄 알며,

진리를 독경하지 않고
진리를 선포하는 교회,
은혜를 사모하지 않고
은혜를 나누는 교회,
그런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교회의 성장이 아닌
세상의 구원이 우리 교회의 이유와 가치가 되게 해 주시고,
나의 축복이 아닌
그 누구의 평안과 희망을 소중히 여기게 하여 주시고,
나의 소원과 위로를 주문하지 않고
그 누구의 아픔을 먼저 돌보는 기도를 드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누구나 다 제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변의 논리와 닫힌 말씀으로 자기를 세우는 것이 아닌,
생명의 말씀으로 먼저 자기를 무너뜨리는
참 제자의 도를 가르치는
그런 교회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창조주이시지만
홀로 계시지 않고
온 만물과 함께 역사를 이뤄 가시는 만유의 주님!

구원자이시지만
심판이전에
스스로 죄인으로 오신 주님!

그 무변광대한 진리를
유한한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 재단하지 않고
그 넓음과 깊음 속에서
우리가 참 자유를 누리는
그런 교회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