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근처 바닷가 오두막, 해병 군인들이 망치질해서 만든 작은 판자집에서, 다섯 가족은 바다냄새를 맡으며 살았다, 아버지 군복부와 제대 후까지 한 오륙년. 그 모래땅에 화학공장을 짓겠다고 하니 무허가 판자집에서 서울로 수저만 들고 이사를 했다. 한강 마포대교의 끝없는 것만 같은 가로등의 화사함에 눈을 휘둥거리며 11살 나는 요지경 속으로 이사를 했던 것이다. 외할머니 권유로 10살부터, 달빛이 밝혀주는 오솔길을 걸어걸어 동생들 손을 양쪽에 잡고 교회에 다녔었다. 서울살이가 버거웠던 아버지 덕분에 몇 번의 이사를 거듭하다가 13살에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어느새 교회에 호적을 둔 것 같다. 하나님 아버지와 김선생님 어머니의 아들딸 중 하나인 것마냥 새부모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만생만물을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