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국] 회중기도문 _ 20070812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나
햇빛과 바람과 비를 공평하게 내리시는 하느님!

이제는 그 평등의 햇빛조차 가리는 자들이 있고
그 자유의 바람조차 막는 자들이 있고
그 생명의 비조차 소유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온 땅에 내리쬐는 모든 햇빛을 자신만이 받고자 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 햇빛이 어떤 자들에게는 차디찬 그늘이 되기도 합니다.

그 어디든 가야 할 바람을 막아서고 통제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바람이 어떤 자들에게는 전쟁과 피의 냄새로 휘날립니다.

내리는 비 앞에서 낭만과 축복을 노래할 때,
그 비가 어떤 자들에게는 눈물의 강으로 흘러 내리기도 합니다.

인간에 의한 착취
인간에 의한 억압
인간에 의한 지배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갈수록 합리화 되어 가면서
이제는 자연과 우주의 질서와 진리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주님!
갇힌 자들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생에 대한 자유가,
억눌린 자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는 존귀함이,
빼앗긴 자들에게는 그 누구도 침범치 못할 신성한 권리가
이제는 더 이상 정치와 종교와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훼손되지 않게 하옵소서.

이천여 년전 죽은 세상에 살아 있는 복음으로 오신 주님!
이제는 그 복음을 단순히 답습하는
저희 교회, 저희 신앙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시고
죽어가는 세상, 닫힌 사회에 생 생명의 씨앗들이 되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이 세우신 우주의 법과 질서가
인간의 욕심과 교만으로 허망하게 무너지는 이 안타까운 세태에
오늘, 저희에게 향하신 주님의 음성을 이제는 듣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