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포스타 공화국>은 세계 곳곳에 있다.
일본에도 어린이 공화국이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없다.
계절학교에서 며칠 운영되는 맛뵈기 공화국만 있었을 뿐이다.
벤포스타 공화국은 어린이들이 주권을 가지고 직접 운영하는 국가이다.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은 공동체 살림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 학교가 공동체 구성원 모두들 살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인가?
자신과 경쟁하는 법을 배우는 대안학교가 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대안학교 중에서
사교육시장의 돈벌이에 다름아닌 수준에 머무는 학교가 아니라
참다운 대안을 찾는 학교는 드물지만 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더이상 지속이 불가능한 경쟁교육이 아직도 멈출 기세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교육을 멈췄다.
이미 새롭고 참다운 교육을 통해서 새세상을 일구는 꿈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그 대열에 낑겨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 자식이라고 부모 마음대로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학대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그건 절대 안돼!'라고 말하지 않고 바라봐왔다.
하고 싶은 걸 다 하지는 못했지만
하기 싫은 걸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요즘,
가위를 들고 다니며 눈에 띄는대로 함부로 귀밑거리를 잘라버리는 선생의 횡포를
더 이상 용인하고 싶지 않지만 억지로 참고 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의지와 취향을 억제당하는 곳에 머무르지 않고 싶은 아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래.
머리카락을 자르기 싫었던 열세 살에
너는 긴머리 소년이었다.
그렇게 혼자만의 독특함을 견뎌내고 드러내고 당당했던 그 때처럼
자신에게 자유롭고 싶다는 네 마음을 지지한다, 엄마는.
개인의 자유가 타인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걸 아는 나이.
불장난을 해 보지만 더 이상 지속하지는 않는 나이.
스스로 책임감 느끼고 책임지려 노력하는 나이.
자신과 타인의 행복이 균형있게 보장되는 삶의 길을 모색하는 나이.
타인이 자신에 대해 불필요한 고통을 느끼는 것까지 책임지지는 않으려는 너에게서
미래의 희망, 공동체의 행복이 보인다.
자율권과 선택권을 누리는 것보다 행복한 게 또 있을까?
정도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대화하고 타협하고 약속을 지키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나아가는 길 위에 펼쳐지길 바란다.
그에 관한 대화조차 않고
타협이란 절대 없으며
강요하거나 명령하며 약속같은 건 하지 않는
독점쟁이들의 세상은 저희들이 가꿀 일이다.
그들이 보라고 강요하는 곳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미래를 보자.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새로운 것을 모색하다보면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할 것이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실수와 실패에서 더 나은 것이 생길 것이다.
그것을 기대한다면 무엇이 두렵겠어.
지금의 세상이 오기 전 오래 전에 잠든 거인을 깨우자.
우리가 바라는 건
우리가 느끼는 무한한 행복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을 받고 태어났기 때문에
그걸 나누고 싶은 것이다.
진정한 기회를 잃지 말고
강렬한 마음으로 그것을 바라보자.
하늘과 별처럼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기회를!
떠나자!
그 자리에 더 머물지 말고 움직이자!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감정을 느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생각을 따라 가며
안정감보다 도전감을 펼칠 곳이 어느 쪽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자.
사람은 경험 때문에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에 따라서 현명해진다.
- 조지 버나드 쇼 -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쟁교육이
아직도 끝을 선언하지 않는 것은
그 밥그릇을 놓지 않는 교육관료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교육관료들과는 별개로 대안 배움을 받아들이는 역량에 따라
대안 사회는 뚜렷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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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칼럼>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에게 | |
“아쉬움과 회한이 남더라도 수능에서는 누구도 패자가 아님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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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 새벽 쌀쌀한 바람 속에 한 번으로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할지도 모르는 수능 고사장에 잰 걸음으로 들어가는 여러분들을 바라보며 못내 안쓰러웠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살아온 교육운동가로서, 부모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했다.
초중고 보통교육은 학과 성적보다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가치관과 평화와 생명에 대한 포부, 그리고 정의감에 기초한 용기와 관용의 함양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매일 야간자습이 끝나면 학원과 독서실을 전전하다가 새벽에 귀가하는 여러분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었다. 지구상에 이런 나라가 또 있으랴. 사람은 서로 다른 개성과 소질을 갖고 태어난다. 여러분의 성격 유형과 소질과 적성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 게 부모와 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요 역할이다.
하지만 필자의 30년 교단 경험으로 볼 때, 여러분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정체성을 잘 모르고 살아왔다. 잠재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잘 모른다. 오직 시험 점수만이 관심사요, 진로와 진학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크게 잘못된 교육 현실이다.
진로를 상담하고 고민을 들어주는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사서들이 여럿 있고 제대로 된 도서관이 많다는 필리핀의 중고등학교 이야기를 들으면, 과연 어떤 나라의 경제 규모가 더 큰지 헷갈린다.
공교육과 입시제도가 이 지경인 것은 “내 자식만 명문대에 간다면, 교육개혁이야 굳이 내가 …”라고 했던 우리 기성세대의 가족 이기주의와 무관심 때문이라고 하겠다. 며칠 전부터 여러분은 오늘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하여 음식과 잠자는 것까지 세심히 신경 쓰며 시간을 보냈으리라. 이 시각, 시험 종료를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는 순간 아쉬움과 회한이 남지 않도록 손에 땀을 쥐며 답지 작성을 하고 있으리라.
여러분, 시험이 끝나면 부모님과 식구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라. 그간 행여 여러분이 기분 상할까봐 내색도 못하고 늘 양보하며 희생해 오신 분들임을 기억하라. 두고두고 그 은혜에 보답하라.
여러분, 수능에서 누구도 패자가 아님을 명심하라. 오늘 밤 TV 앞에서 점수를 따져본 뒤 너무 주눅 들거나 점수에 연연하거나 비관하지 말라. 지켜보는 식구들도 어렵다.
특히 낮은 점수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수험생들에게 말한다.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늘 몇 점 앞섰다고 꿈이 실현되는 것도, 몇 점 뒤졌다고 자아실현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길고 길다. 변화무쌍하다.
모의고사 때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해서 주저앉지 말라. 혼자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집안 어른과 선생님들의 가슴에 대못 박는 일을 하지 말라. 결연히 시련에 맞서라.
현행 공교육과 대입 제도의 큰 틀을 개혁하여 먼 훗날 여러분의 자녀가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 받고 힘들어하지 않는 '새로운 교육 복지' 국가를 만드는데 여러분도 팔 걷고 나서라.
[천안투데이] | |
입력 : 2009/11/12 김지철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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