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너무 적막하게 가을을 타고 있는 나를 불러내서
칠갑산 정곡사에 잠시 깃든 가을바람을 쐬어준 친구.
봄꽃이 각양각색이라면
가을 낙엽도 각양각색이다.
어느 한 가지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저녁 안부를 묻느라고 전화해준 언니,
유달산 가을빛도 죽여줄만치 좋았다고 문자 보내준 친구,
코다리 조림으로 저녁까지 챙겨먹여 보내준 친구.
85년 시월의 마지막 밤보다
훨씬 열려있고 편안한 사람들과 보낸 오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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