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랑

[루이스 푸엔조] 오피셜 스토리 The Official Story _1985

실다이 2011. 5. 31. 23:54
  
오피셜 스토리 (The Official Story, 1985)

 


오피셜 스토리 [ La historia oficial]

 

각본은 루이스 푸엔조, 아이다 보르트닉이 맡았다.

 

〈오피셜 스토리〉라는 제목은 아르헨티나 군부가 수천 명의 '실종자'들을 납치해간 악명 높은 '더러운 전쟁'(dirty war) 동안에 벌어진 사건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영화는 알리시아(노르마 알레안드로), 그녀의 남편 로베르토(엑토르 알테리오), 입양한 딸로 이루어진 한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알리시아가 입양한 딸의 친부모가 실종자임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안락한 삶은 흔들린다. 자신도 그녀의 나라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의 공모자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피셜 스토리〉는 아르헨티나에서 거의 10년만에 처음으로 민주 선거가 실시된 직후에 제작되었다.

 

루이스 푸엔조 감독의 이 작품은 아르헨티나에서 실제로 일어났었던 군사정권 당시의 비극과 그에 대한 투쟁을 잘 그려내고 있고 우리나라 현대사의 상처로 남아 있는 5월 광주 역사를 떠올릴만한 작품이다. 

 

아르헨티나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광활한 토지, 북아메리카의 미국과 비슷한 기후, 그리고 잘 교육된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즉 미국과 같은 부국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춘 나라이고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세계 7대 부국에 하나였다. 


그러나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과 지배력이 강화되고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신자유주의의 실험장으로 전락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처지는 급격하게 추락하였다. 신자유주의적 개방과 자유화로 미국과 스페인을 비롯한 제국주의의 독점자본이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장악함으로써 계급투쟁이 격화되자 1976년부터 83년까지 제국주의에 의해서 뒷받침된 잔혹한 군사정권에 의한 ‘더러운 전쟁’의 시대를 겪으면서 35,00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 되었다. 이로 인한 국민의 불만은 점차 커갔으며, 이를 상쇄 시킬 수 있는 경제성장도 실패 하고 있었다. 따라서 궁지에 몰린 군부는 국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통합을 통하여 불만은 없애기 위해서 1982년 영국과의 말비나스(포클랜드)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미국이 영국편에 선것과 생각보다 강경했던 영국의 대응으로 인하여 전쟁에서도 실패하고 아르헨티나는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지고 만다. 

 


 요약

한국 15세이상관람가 | 1989.05.27 개봉 | 112분
아르헨티나 1985.04.03 개봉 | 112분아르헨티나 | 시대극, 드라마 | 1989.05.27 | 15세이상관람가 | 112분
 

감독 루이스 푸엔조

 

출연 엑토르 알테리오노르마 알레안드로페트리샤 콘트라스휴고 아라나  

노르마 알레안드로 노르마 알레안드로 (Norma Aleandro) 알리시아 역 엑토르 알테리오 엑토르 알테리오 (Hector Alterio) 로베르토 역
 

음악  아틸리오 스탬폰 (Atilio Stampone)  

 

줄거리

1983년의 아르헨티나. 기업체 중역인 로베르토(헥터 알테리오 분)와 고등학교 교사인 알리시아(노마 알린드로 분)와 양녀로 키우는 딸 가비(아날리아 카스트로 분)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로베르토는 상관인 아드라다가 갑자기 사라진 사실에 충격을 받고, 가비를 어느 병원에서 데려온 아이라고 알고 있던 알리시아는 갑자기 나타난 소꼽친구 아나의 이야기를 들은 뒤, 가비의 출생에 대해 의혹을 갖는다. 아나도 동거인 페드로의 반정부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수감돼 고문을 당하고 석방됐다는 사실을 알고 알리시아는 정치적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알리시아는 또한 남편에게 딸의 생모에 대해 묻지만 로베르토가 알려주지 않자 가비의 출생비밀을 조사한다.
 

 

 

 

 

 

 

 

 

 

 

"양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단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역사, 오피셜 스토리


(주제 및 영화 소개)

1985년 발표된 영화 ‘오피셜 스토리’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아이다 보르트니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루이스 푸엔소가 연출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1986년에 라틴아메리카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까닭은 ‘추악한 전쟁’의 실상을 단호히 고발한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는 문서 사료를 보충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역사 인식의 표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기록 보존과 역사 연구에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영화는 특정 사회의 집단 기억을 다양한 형태로 형상화함으로써 공식적 이야기가 은폐한 과거사를 대중에게 일깨워주며 그를 통해 대항역사(counter-history)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영화가 의도적으로 사회정치적 주장을 담아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많은 영화가 그런 의견을 포함하거나 회피함으로써 사회정치적이고 시대와 관련된 특성을 지닐 수 있다.


(영화 줄거리)

1976년부터 ‘추악한 전쟁’을 펼치면서 아르헨티나의 정국을 좌우해 온 군부통치위원회가 퇴진했지만 아직 민선 정부가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과도기를 배경으로 삼아 이 영화는 군부독재의 실상에 대한 무지와 침묵 속에서, 달리 말하면 공식적 역사를 신뢰하며 살아온 알리시아의 의식 변화를 추적한다.

남편 로베르토는 나름대로 좋은 기회와 경로를 포착해 가비를 입양함으로써 자녀가 없는 처지를 개선시키려고 한 전형적인 욕망의 화신이었다.


(영화로 생각하기, 생각하며 영화 보기)


1. 지배 권력층의 공식적 역사 구성

영화 ‘오피셜 스토리’는 역사 교사 알리시아의 모습을 통해 공식적 역사가 지니는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공식적 역사(official story)는 현실세계의 권력자들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교육체계는 정치적, 문화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배권력층이 활용하는 핵심적인 기제이다.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


2. 지배적 허구를 넘어 안티고네가 다시 쓰는 역사로

흔히 공식적 역사란 대중의 역사라기보다는 일부 ‘위대한 인물’들의 역사로 이해되어 왔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에 따르면, 지배적 허구란 “사회적 합의의 이미지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제공되는 특권적 재현 양식”을 의미한다.

지배적 허구는 정치, 문화적 권력 행위의 산물로서 어느 사회에서든 대개 공식적 역사의 지위에 오르고 제도권 교육을 통해 재생산되며 주류 담론으로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그것은 이른바 집단적 의사 체험이나 집단 기억 그리고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배적 허구에 대한 도전은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이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작품에 등장하는 안티고네는 제한적인 조직의 가치에 맞서 보편적 인권을 옹호하려다가 끝내 처형당한 비운의 주인공이다.

영화 ‘7월 4일생’: 당시까지 부각되지 않았던 베트남 전쟁에 대한 복잡한 기억과 사회적 균열을 보여줌으로써 지배적 서술과는 다른 해석이나 대안적 서술의 가능성 제공

코빅은 정치가들의 그럴듯한 명분과 베트남 전쟁을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에 맞선 자유 수호 투쟁”으로 인식하려는 미국 사회의 지배적 허구에 맞서 전쟁의 참상과 미군 개입의 부당성에 대해 고발하고자 애쓴다.

우리는 특정 사회가 간직하려는 공적 사건의 목록, 특히 역경과 투쟁의 역사에 대한 지배적 허구와 지역적, 개인적 기억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주목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경험이 지닐 수 있는 더 넓은 의미와 중요성에도 유념해야 한다.


3. 공식적 역사 이면의 억압된 기억과 ‘오월광장어머니회’

1983년 12월 출범한 라울 알폰신 정부는 ‘실종자진상조사국가위원회’를 설치하고 9개월 뒤 최종보고서인 ‘눈카마스’를 발간했다.

‘다시는 안 돼’또는 ‘더 이상은 안 돼’라는 뜻을 지닌 ‘눈카마스’

‘눈카마스’의 출판 이후 아르헨티나의 과거사 청산과정은 결국 1990년대 초 민선정부의 가해자 사면정책으로 마무리되었고, 인권침해자의 반발이 거세짐

‘오월광장어머니회’는 ‘오월광장할머니회’와 더불어 어느 누구도 억압적인 군부 통치에 맞서 공개적으로 저항하기 힘들었던 1977년 4월 이래 실종된 자녀들의 행방을 추적하고 정부 차원의 진상 규명과 기념 문화의 정착을 요구해 온 대표적인 피해자 단체이다.


4. <오피셜 스토리> 이후 과거사 성찰

1992년 11월 아르헨티나 정부는 ‘오월광장할머니회’의 꾸준한 요청을 수용해 ‘국가신원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립유전자데이터은행과 협조하도록 조치했다.

2007년 대법원은 1990년 당시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이 내린 사면령에 대해 위헌 판결을 선고했고 이에 따라 왕년의 독재자 호르헤 비델라에게 가택연금 조치가 내려졌다.


5. 늦게 태어난 세대의 부담과 진지한 과거사 대면

과거사 청산은 일거에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찰의 과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합리적 중도주의자나 민족주의자가 ‘좌파’나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악순환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피셜 스토리’는 알리시아의 전환을 통해 과거사의 수치스런 장면을 고백하고 기억하는 일이 해당 사회가 구성하는 정체성의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는 점 그리고 국가 폭력의 억울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과 책임 있는 배려가 해당 사회의 민주주의의 수준을 대변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출처 :  http://cafe.daum.net/hispanic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