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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충남 청소년 행복정책 제언 : 고교평준화 추진에의 협력 _20100719

실다이 2010. 7. 20. 00:51

 

충남청소년포럼창립대회.hwp 

 

 

 


 

 

 

_충남 청소년 행복정책 제언_

 

고교평준화 추진에의 협력

 

 

김난주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회 집행위원장)

 

 

 

 

 

 

사람이 최우선, 교육기회 균등으로 충청남도를 혁신하자

 

「사람이 최우선」이라며 교육의 기회균등을 천명하는 충남도지사의 교육지원 구상에 희망이 부풀었다. 이렇게 희망찬 출발을 하지만, 혹여 질주가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바람 빠진 바퀴가 있기 때문일 것이므로, 그 바퀴에 바람부터 불어넣기를 원한다. 평등교육 여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충남의 ‘혁신교육호’는 원하는 곳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고기에게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이 필요하듯이, 충남의 미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희망은 변화를 위한 실천에 닻을 내려야 하는 것이지, 말잔치나 과거에 연연하는 기억에 서성거려서는 진정한 희망이 아니다. 더 나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스스로 배울 줄 아는 사람의 꿈을 따라 구르는 것이기에 말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배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자율적 배움의 환경을 만드는 실천으로 뒷받침하길 기대한다.

 

지적 능력만 강조하는 교육 풍토에서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통한 인격형성과 대인관계를 통한 사회성 함양 및 인격체로서의 전인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더군다나 지능이나 학업능력에 관한 가치만 인정받거나, 전인적 존엄성은 정당하게 인정받지 못한 채 청소년기를 보내면, 타인의 존엄성과 가치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늘어서 가족의 고통이 팽창하고 있고, 천안만 해도 1만 여명이 학교 안에서 배우고 싶은 의욕을 잃어버리고 교문을 나온 뒤 아직도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있다. 비평준화 충남의 엄혹한 학교제도는 학교밖 청소년들을 기다리는 눈길조차 주지 않을 뿐 아니라, 타 지역으로 그 가족들을 밀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동작구의 모 초등학교 교사가 제자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벙어리 냉가슴을 앓던 학부모들이 병들어가는 청소년기 자녀들의 이야기를 경청해달라는 전화를 며칠 째 걸어오고 있다. 동영상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청소년들이 통제할 수 없는 교사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학부모의 가슴에 묻히거나 청소년들의 비밀일기장에 숨어있다. 다만, 이를 묵인할 수 없었던 청소년들이 말없이 비행과 폭력으로 분노를 왜곡 표출하는 것이다. 학교 폭력의 원인은 반인권적 행태를 일삼는 교장 이하의 교사들 때문이고, 그 반인권적 행태는 견딜 수 없는 반인간적 교육제도 때문이다. 학교는 지금까지 경쟁과 차별로 미래를 도둑질 하고 독차지 하려는 전쟁터였기 때문이다. 미성년인 청소년들을 전쟁터에 내몰고도 어른들은 스스로 무슨 짓을 하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교육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두에게 같은 기회를 주고 청소년 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추진하며, 200만 도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모두가 공감하는 행복한 충남교육”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김종성 충남도교육감도 약속했다. 학부모로서 이런 약속을 접하니 긴장감이 풀리고 안심과 희망을 얻고 있다. 교육 당사자들의 목소리에서 새로운 실천과제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충남이 전국의 혁신교육을 견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각오에 교육관계기관의 지원과 지지가 함께 한다면, 학력 꼴찌라는 고통과 암울했던 미래는 점점 밝은 전망으로 변화될 것이다.

 

자녀 한 명을 고등교육 시켜서 질 높은 직업을 얻은 뒤 형제를 먹여 살리게 하고, 나머지 자녀 세 명을 희생시켰던 부모 세대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학부모들은 그런 태도가 자녀 모두들 희생시켰던 것임을 깨닫고 있다. 후세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실력을 아직 갖추지 못한 세상에서 방치되었다고 해서, 자녀의 행복을 포기하는 부모는 이제 없다. 다만, 어서 사회가 모두에게 쓸모 있는 사회로 변신하기를 간절히 기다릴 뿐이다. 이렇듯 도민 모두에게 따스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데 교육 관계자들이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차별적 고교 입시 제도를 개편하여 청소년 억압 기제를 없애자

 

학교가 학령기 가족들 모두를 감싸주리라는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는 충남에 새로이 살가운 바람을 살살 불어주고 싶다면, 먼저 고등학교 입시 제도를 더 합리적이고 발전적으로 개선하는 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성적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제도! 지역 고등학교들이 골고루 명문교가 될 가능성을 안겨주는 제도! 어느 학교에 다니느냐는 물음에 청소년이 자신을 낙오자로 받아들이게 하거나, 학부모가 자녀를 세상의 패배자로 인정하도록 상처주지 않아도 되는 제도! 고교평준화는 그 어떤 교육정책보다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에게 배움의 희망을 돌려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제도라고 믿는다. 이는 또한 충남 균형발전을 이끄는 길이기도 하다.

 

충남 도민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들의 학업 문제로 기숙, 하숙, 이사 등을 염두에 두고 생활패턴을 조정해야 한다. 설마 비평준화일 줄 모르고 이사 왔는데 진작 알았더라면 충남으로 안 왔을 거라는 학부모도 있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평준화 지역으로 이사를 가겠다는 도민들도 있다. 견디기 힘든 경쟁. 전쟁터의 싸움처럼 친구를 죽여야 자신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이런 분위기에서 병들고 지친 청소년들이 잠시 실수로 폭력을 휘두르면, 일상이 폭력이었던 교사들이 더 펄쩍 뛰면서 학생을 징계하고 전학을 강요한다. 충남에서 전학은 큰돈으로나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와도 고등학생은 졸업 후에나 가족들과 지낼 수 있다. 두집 살림으로 손실되는 것은 경제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성장기 청소년이 정서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

 

청소년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제적 고민은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핀란드처럼 대학 평준화를 도입한다면 모를까, 인구집중지역의 사교육비 부담은 대도시 청소년과 그 가족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기에, 인구분산을 위해서라도 입시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좋겠다. 천안에만 35%의 학생과 그 가족들이 몰려있어서 인구에 비례한 사교육비의 부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도, 충남 균형발전의 저해요소이다. 가난할수록, 늙을수록, 도심에 사는 게 안전한 법인데, 자녀가 학생이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교육열 과열에 가담하게 되고 능력 이상의 ‘과소비’ 수렁에 빠져든다. 학부모 경제력을 대입을 앞둔 자녀의 수학능력으로 평가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학원을 뺑뺑이 도느라 성장기 청소년들은 발달단계를 경험적으로 밟아갈 시간이 없어졌고, 평생교육을 받아야 원만한 삶을 지속하는 게 가능한 장년기 노년기 성인들은 자손들 교육비에 등골이 휘어서 자신의 재교육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지능 우수 자녀를 군 지역 학부모들은 경제력이 뒷받침 될 경우, 천안이나 공주로 자녀를 등하교시키기까지 한다. 이런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월감으로 명문 고등학교로의 먼 거리 등하교 고통쯤은 무시하고 억눌러둔다. 아동인권존중 차원에서도, 학령기 가족의 생활과 다수 청소년의 미래를 희생시키는 비평준화 입시제도는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 부산 등의 중대도시에 비하면 36년이나 평준화 제도를 누려보지 못한 충남이기에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니 더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 천안만 해도 10여 년 평준화를 했던 때에 중앙고등학교가 명문학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얻었는데, 지역의원들이 시민들에게 의견도 묻지 않고 앞장서서 평준화를 폐지하는 바람에 15년이 넘도록 위화감이 이웃 주민 사이에서 담벼락 노릇을 하고 있다.

 

 

평준화 제도는 모두에게 문제없는 제도다

 

평준화를 실시한 1974년 이후 학생성적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한국교육개발원을 중심으로 연구해보니 실질적 증거는 없었다. 오히려 평준화 실시로 중하위권 학생들의 의욕상승이 학력평균상승을 초래했다고 한다. 오히려 비평준화가 학력 하향평준화 요인이었던 셈이다. 도 전체가 비평준화인 충남과 강원이 학업성취도 하위에 머문 원인이었던 것이다.

 

핀란드는 대학도 평준화 하였지만, 국가경쟁력 1위를 10년이나 유지하고 있다. 평준화 된 학교라서 발달단계와 이해단계가 다른 청소년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어떤 교육과정을 먼저 납득한 친구가 더딘 친구를 가르치면서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식으로, 학업성취도가 동반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강원도가 온힘을 다해 평준화를 추진하는 것이고, 경기도도 자기발전을 위해서 비평준화에 머물던 지역을 평준화로 개선하려는 것이다.

 

평준화가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게 문제라고 하지만, 현재 모든 인문계 고등학교가 대학진학이라는 동일한 목표, 동일한 과정과 방법, 비슷한 수준의 교사에 의해 운영되는 상황이다. 소위 명문대학을 보내는 학생 숫자에 의한 학교 서열 조건에서 학생의 학교 선택권 보장이라는 것은 일부의 성적우수 학생에게만 한정된 자유일 뿐이고 다수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차별적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이미 다양한 측정기준에 의해 판단된 영재학생들에게는 과학고, 예술고, 외국어고 등의 선택권까지 주어졌다. 천안북일고의 자율형 사립고 선정, 천안중앙고와 복자여고의 영재학급 설치 등으로 이미 천안 영재 학생들에게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충남의 다양한 특목고가 전국 청소년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성적순 서열화의 비평준화는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어 학습에 대한 의욕만 더 떨어뜨리며, 학교 교복과 이름에 따라 학생들의 인격마저 서열화 하고 각인시킨다. 경제력이 넉넉한 집안이나 학력이 우수한 집안의 자녀들에게 미래에 대한 우선권과 특권을 몰아주었던 교육체계를, 행정중심 도시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충청남도에서, 더구나 전국 100곳 이상의 자사고와 다양한 특목고가 세워지는 마당에까지, 더 지속할 이유가 있을까.

 

 

일반계 고등학교 교육의 질 향상으로 충남학력을 상향화 하자

 

지식과 정보의 세계화 시대에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발굴하려면, 선발부터 양성까지 경쟁력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보화시대에는 창조적 사고력과 급격한 사회변화 대응력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런 능력은 사전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한 가지 정답을 찾는 수렴적 사고로는 키울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여러 방향으로 탐색하거나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확산적 사고로 키울 수 있다. 그런데 비평준화 제도는 명문학교 진학 욕구 때문에 주입식/암기식 교육에 치중한다. 창조적 사고력은 광범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으로 키워지는데, 비평준화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늦도록 교과서와 참고서 이외의 책을 볼 시간이 없다. 수월성에 치중하느라 작은 학교는 자꾸 폐교하고 과대학교만 나날이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교육활동을 학력향상에만 국한시켜 바라보며 학교 붕괴를 걱정해왔다. 학교 붕괴, 또는 학교교육의 실패는 공교육 외적인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다. 학급당 과다학생으로 인한 과밀화, 학생 수 대비 교원 부족, 수준별 협력교육방법 부재, 자율적 학습 여건 결여, 가난한 영재 방치, 특기적성 포기, 학업포기 급증, 청소년 자살률 상승 등이 공교육 실패의 증거다. 특히 충남지역 학력저조는 충남교육감의 대표적 고민거리이다. 천안시는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이 모두 평준화를 할 때에도 비평준화를 해야만 했던 고등학교 부족 처지를 2010년 현재까지 모두 극복한 상황이다. 어쩔 수 없었던 비평준화로 인한 학력증진 실패. 그 실패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고교평준화야말로 학업성취도 상향화를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에게 미래가 보장된 충청남도로 가꾸자

 

도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할 각오를 다짐한 교육관계자들에게 부탁드린다. 고교입시제도 평준화 도입을 지지해주시기를! 공주나 천안의 명문고를 다닐 수 있는 청소년들에게만 미래의 기회를 몰아주는 것이 아니라, 충남의 땅을 딛고 사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대학입시에서 더 많은 청소년들에게 가능성과 유익함이 분배되도록 도와주시기를! 한국의 75% 중학생들이 평준화 제도의 자유와 평등 조건에 놓여있듯이, 우리 청소년들도 자유와 평등을 만끽하며 자존감과 정서함양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 2012년부터 천안지역 고입제도를 실현하도록 추진하고 있는 김종성 교육감을 적극 지지해서, 모두를 위한 바람직한 학군 구분과 고등학교 배정방법을 함께 모색하기 바란다.

 

고등학교 학생선발 방식을 개선에 있어서 평준화 정책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는 이미 4년 전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입시 경쟁은 대학입시 때 한 번에 그쳐야 하고, 중학교가 입시학원의 들러리가 되어 복습을 시키는 곳으로 전락한 것을 정상화 하며, 학교 간 서열화로 경쟁력 있는 충남 학생들의 소수화를 초래했던 것에 종지부를 찍기 바란다.

 

또한 중학교 내신성적 관리를 위한 선행-마치 실력이 대단한 것처럼 인정받기 수월한-학습 중심의 종합학원 사교육-학원 안 다니는 학생 빼고 모두 열공하는 와중에 자기 등수만 올리려고 죽어라(死) 공부하는-을 멈추고, 학생마다 타고난 문화적 자질과 특기를 키우는 데에 학부모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자녀 교육 걱정을 덜어주기 바란다.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에게 ‘멀리 보라’고 했다가, 학부모가 되자마자 ‘앞만 보라’고 하는 게, 百年之大計는 아니기 때문이다. 출산장려금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기보다 거주지 인근에서 모두가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생의 기초설계에 실질적 안심거리를 제공할 때, 거쳐 가는 지역이 아니라 ‘미래가 보장된 충남이 내 고향’이라고 자랑삼을 것이다. (끝)

 

2010.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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