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고 싶은지 모르면,
어떤 길도 거기로 데려다주지 않는다.
빈곤이 가난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고
배제가 배제 당하는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고
부는 인간활동 연쇄의 결과다.
인간 사회의 사상은 야만의 사상을 패배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실질적 야만을 패배시키기 위해서는 실제적 인간행동이 필요하다.
-맑스-
지금 건설하라, 21세기 사회주의 |
둘, 셋, 아니 수많은 볼리바르 혁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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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 신자유주의가 전세계를 휩쓸고, “다른 대안은 없다(TINA, There is no alternatives)”는 인식이 모든 사람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을 때,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21세기 사회주의’를 내걸고 등장한 차베스 정부와 볼리바리안 혁명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이들이 미국과 맞짱 뜨면서 남미에서 새로운 반미지역블록을 구축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두 가지 의미에서 전혀 새로운 실험을 통해 새로운 대안 사회 건설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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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레보위츠 지음 | 원영수 옮김 (도서출판 메이데이) | 하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아닌 ‘민중들의 요구’와 ‘내생적인 발전’에 기초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의 관료적 통제와 계획에 기초한 20세기 사회주의 실험과 달리 “그 자체로 목적인 모든 인간 능력의 발전”을 위해 아래로부터 “민주적, 참여적, 주체적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21세기 사회주의 실험이라는 점이다.
<지금 건설하라, 21세기 사회주의>는 바로 그 베네수엘라 혁명의 현장에서 차베스 정부와 볼리바리안 혁명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한 비판적 이론서이자, 21세기 사회주의를 위한 대중교과서이다.
필자는 사회주의를 “그 자체로 목적인 모든 인간 능력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 반면 자본주의는 “자본의 필요가 인간의 필요에 대립”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자본가들 사이의 격화된 경쟁과 공황을 낳을 수밖에 없으며, 오직 “자본주의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외관을 통해서만 존립할 수 있는 체제라고 본다. 또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일정하게 극복하겠다는 케인즈주의적 대안, 사회민주주의적 대안도 결국 자본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파업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즉 신자유주의라는 야만에 대한 사민주의적 대안은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필자는 “우리의 가장 커다란 실패는 우리가 대안에 대한 시야를 상실했다는 점”이라고 판단하고, “대안적 모델은 새로운 생산, 즉 자신의 활동을 통한 민중의 변혁, 인간 역량의 건설에 초점”을 둘 것을 제안하고, 그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베네수엘라에서의 21세기 사회주의 실험에 주목한다.
필자는 21세기 사회주의를 “인간잠재력과 역량의 완전한 발전을 허용하는 사회의 창출”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그러한 인간 발전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결과이며, 민중들이 자신을 변혁하는 많은 과정들의 결과, 즉 민주적, 참여적, 주체적 사회의 산물”이라고 본다.
20세기에 사회주의를 건설한 대부분의 시도들의 특징이 국가가 “인민들이 일하도록 필요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 사회주의는 “새로운 물질적 토대와 더불어 동시적으로 새로운 남성과 여성을 만들어야” 하며, “협동, 연대, 주체적 민주주의, 집단적 소유의 원칙에 기초한 새로운 관계”를 창출하는 것으로 본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실험들, 국영기업의 공동 경영과 자주관리, 지역 공동체 실험 등 권력을 빈민과 노동자들에게 이양해 나가는 실험이 21세기 사회주의 건설에서 관건이라고 파악한다.
국내에서 차베스 정부와 베네수엘라 혁명에 대한 소개가 부분적으로 있어 왔지만, 그 혁명의 한복판에서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가능성과 한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책은 <지금 건설하라, 21세기 사회주의>가 처음이다. 21세기에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사회주의’가 아니라, 20세기 사회주의 실험의 실패를 극복하고 사회주의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현실의 구체적인 실천 속에서 가능성을 모색하기 때문에 ‘21세기 사회주의’이다.
필자는 유고슬라비아에서의 노동자자주관리 실패 경험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과 베네수엘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실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 21세기 사회주의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인간 발전, 근본적 필요를 위한 투쟁, 주체적 민주주의의 중심성, 민주주의 실천, 사회주의와 주체적 민주주의는 하나라는 이해, 새로운 인간적 사회주의가 모든 곳에서 21세기 사회주의의 특징이다.”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실험이 베네수엘라만이 아니라 신자유주의로 고통받는 전세계에서 민중들의 영감과 새로운 사회와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길 기대한다. 그래서 “둘, 셋, 아니 수많은 볼리바르 혁명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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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메이데이 / 2008-03-20 오후 5:1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