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7/21 23:12
http://blog.naver.com/vjshot/140134690275
차를 갖고 다니다보면 별별 일들을 다 겪게 된다.
고정적인 유지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속이 상하는 일들을 빈번히 당하게 되는데
차를 소유하는 순간부터 그런 불편은 각오하는 것이 좋다.
오늘 낮 상무지구의 어느 대형마트 주차장에 주차했다가 느닷없는 일을 당했다.
주차했던 시간은 삼십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주차장을 빠져나온 뒤에야 조수석 방향 문짝이 길게 긁혀있는 걸 알게 됐다.
필시 누군가가 옆자리에 주차하려다가 접촉사고를 내고 달아난 것이었다.
차가 잘 굴러가고 제 때 제자리에 서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심한 상처를 달고 다닐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실수로 살짝 찍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긁어놓고도 연락처조차 남기지 않고 도망갔다는 건 용서가 안됐다.
잡아내겠다고 마음먹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배짱이 두둑한 것인가, 무식한 것인가.
뻔히 보이는 CCTV만 10여개가 상시 돌아가는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사고를 내고도
이런 몰상식을 저지르는 그 용기가 가상하다.
양심을 헌신짝처럼 갖다버린 그 몰상식이 괘씸하다.
헌신짝을 버리려거든 저 푸른집의 MB한테나 던질 일이다.
곧장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실에 들러 직원에게 정황을 설명하고
주차 당시 CCTV화면을 돌려봤다.
11시47분 주차 후 몇 분이 지나자 잘 빠진 볼보 승용차가 옆자리에 주차했다.
12시4분경 볼보 승용차가 출차하려고 후진하는데 핸들을 꺾어
내 차의 옆구리를 세차게 들이받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흐릿한 화면으로도 들이받힌 차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모습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시 멈칫하던 볼보 승용차는 원래 자리로 전진하더니
반대 방향으로 후진해서 유유히 빠져나갔다.
이제 범인은 확보됐다. 경찰을 부를 때다.
경찰로 연락하니 관할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사고접수를 하라는 거였다.
서부경찰서를 찾아가 피해조서를 썼다.
담당 경찰이 디카로 사진도 찍었다.
그로부터 약 30분 후 경찰에게 연락이 왔다.
범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통화하라고 했다.
50세 남성이며 천안에 사는 그는 광주에서 볼 일을 마치고, 이미 천안에 도착해 있었다.
차를 이렇게 긁어놓고 그냥 갈 수 있느냐고 했더니
주차장에선 사고낸 걸 몰랐고, 천안에 도착해보니 볼보가 긁혀있더라고 했다.
쓴웃음이 나왔다.
"그땐 당황해서 미처 연락을 못하고 왔다. 번거롭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라고
솔직히 말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굳이 주차관리실을 찾아가 CCTV를 뒤지게 만들고,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경찰서까지 들락거리게 해 놓고서도
끝까지 거짓말을 한다.
차야 도로위를 굴러다니는 물건인데
사고도 날 수 있고, 때론 낼 수도 있는거다.
하지만 운전자로서 최소한의 에티켓은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보험에 접수해서 내일 아침에 수리를 맡기고 며칠간 불편하면 될 일이지만
뻔히 휴대폰 번호를 알면서도 지금까지 미안하다는 말조차 없다.
보험회사에서 사고접수번호만 달랑 날아왔다.
보험처리하면 법적으론 문제가 해결되니
재수없는 하루였다고 자기 혼자 투덜거리면 끝나는 건가?
이 일로 낭비한 시간에, 스트레스에, 차 수리에 들이는 수고는 뭘로 보상해줄 생각인가.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초딩시절 속담도 안들어봤나?
이런 재수없는 사람 같으니...
지금껏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을지 짐작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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