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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안 고교평준화를 찬성한다 _20110303

실다이 2011. 3. 3. 02:19

 

 

중앙일보_고교평준화시민연대답변_20110303.hwp

 

 

 

천안고교평준화 찬성 답변 _20110303

고교평준화시민연대 대변인 김난주 

경쟁심이 사라졌을때 비로소 진정한 배움이 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최근 들어 고교평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나 집회가 많아졌다. 평준화 시기가 아직 이르다는 입장도 있다. 

 

평준화시기에 중앙고등학교는 천안고등학교나 북일고등학교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학력향상을 이루었다. 천안은 지금의 아산 정도 규모였던 1980년부터 15년간 평준화를 했었다. 시기가 이르다는 말은 60만 인구의 천안이 그만한 능력을 못 갖췄다는 발뺌이다. 충남은 전체가 비평준화라서 95년 이후 학력 꼴찌를 독차지하고 있다. 충남학생 35%가 천안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평준화가 충남의 ‘만년꼴찌’ 문제 해소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평준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안의 학생 모두가 우수한 교육을 받게 해주자는 게 평준화의 취지이다. 한국교육의 문제는 입시 위주의 교육, 부모 능력에 따른 사교육 열풍, 청소년 저항행동 초래, 도시 규모별 고교간 교육격차 등이다. 서울,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 순으로 교육격차가 크며, 독일과 일본 다음으로 한국이 서열화 현상이 심한데, 우월감과 열등감에 시달리게 하고 한국 미래역군 다수를 일찌감치 패배자로 낙인찍는 게 과연 국익이 될까.

 

 

-대부분의 지역이 평준화가 된 상태라서 천안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수학능력 향상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소수 선호학교와 다수 기피학교로 나누는 것보다 평준화 학생선발에 의해 모든 학교가 똑같이 국가를 위해 경쟁할 수 있는 평등 출발선을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과 부산 뿐 아니라 많은 도시가 40년 동안 평준화를 하고 있다. 명문대의 수능점수가 높은 것은 교육효과가 아니라 선발효과일 뿐이다. 우수학생만 뽑아서 우수대학에 보내는 학교를 명문고라고 하는 것도 맞지 않다.

 

 

-천안지역은 평준화에서 비평준화로 돌아간 지역이다. 다시 평준화로 하자는 요구에 대해 그에 따른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일이 쉽지 않다.

 

과반수 이상의 찬성율이라 2006년도부터 이미 평준화 공감대 형성은 충분히 되었다. 천안 우수생 유출을 막겠다고 여론 수렴조차 않고 의회가 나서서 15년간 시행하던 평준화를 95년부터 비평준화로 바꿨다. 국가 차원에서는 평준화를 보완하고 국가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특목고를 늘리고 있고, 천안북일고도 자사고가 되어서 타지 인재까지 데려다 가르치고 있다. 비평준화 상태인데도 평준화 보완정책은 서둘러 따라하고, 웬만한 도시마다 하고 있는 평준화는 왜 안 하는가.

 

지난 16년간 수능성적 분석 자료를 보면 평준화지역은 꾸준히 수능평균이 올랐고 주요대학 진학률이 더 높았다. 특출난 인재양성보다 모든 학생을 인재로 양성하는 게 국익이다. 평준화가 교실붕괴 원인이라지만, 명문고 외 학교의 면학분위기를 떨어뜨리고, 기피학교를 양산해서 학교붕괴를 초래하는 원인이야말로 비평준화이다.

 

 

-평준화에 따른 하향평준화, 학력격차로 인한 수업효율성 저하, 교사의 열정적인 학습지도의지 감소, 우수인재의 타도시 유출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대책)은 있나.

 

평준화야말로 방안이자 대안이다. 평준화로 바꾼 지역은 수능평균이 높아졌다. 하향평준화 사례는 없다. 평준화 실행 40년으로 고교간 교육격차를 완화해서 중요과목마다 OECD국가 중 상위권이다. 읽기 1~2위, 수학 1~2위, 과학 2~4위가 대한민국 고1의 국가경쟁력이다.  

 

수업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책임인데 오히려 학부모와 학생들이 그 책임을 떠안은 채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10년간 1위를 달리는 핀란드처럼 학력격차가 있는 친구들이 한 반에서 공부하며 배움의 즐거움과 기대감을 키워나갈 일이다. 또 암기식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 지속적 연수와 처우개선을 통한 우수교원 확보, 반별 학생 수 축소 등의 교실 수업개선 지원책을 얼마나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천안은 비평준화로 명문고 몇 개 외에 기피학교를 만들어놔서, 교사들은 명문고에서 가르칠 때와 기피고에서 가르칠 때 태도가 달라진다. 비평준화라서 천안을 떠나고, 학력이 떨어져서 천안에 이사를 못 오고, 비평준화 때문에 등급 역차별을 우려해서 타지 학교에 다니고, 충남의 타지 우수생은 천안으로 이사를 오거나 유학을 다닌다. 인재유출 우려는 지구촌 시대에 너무나 뒤떨어진 우물 안 개구리 식 발상이다.

 

 

-천안지역 고교평준화는 교육감의 공약사항이라는데 정확한 공약사항인가. 이후로 현재 고교평준화 T/F팀이 구성됐다. T/F팀 구성에 대해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 어떤 점이 문제인가. 

 

평준화추진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김종성교육감이 후보시절에 자진해서 보도자료를 냈다. T/F팀을 구성하면서 중립성을 중요한 원칙으로 세웠다는데, 꾸준히 평준화 캠페인을 하는 연대단체를 모두 배제하고, 교육감의 애초입장인 비평준화에 의해 혜택을 얻을 사람들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다. 고교입시제도 개선의 열정이 부족한 팀을 만든 거다. 찬반 입장의 전문성과 대표성을 지닌 팀원으로 구성해야 중립적인 타당성 검토를 할 수 있다. 

 

 

-평준화 추진을 위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비정상적인 교육정책으로 입시지옥을 두 번이나 겪게 되는 천안학생의 불이익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작은 모임마다 찾아다니며 평준화의 장점을 캠페인 할 것이다. 이미 과반수 이상 찬성하고 있지만, 정당인 등 천안지역의 각계각층 지도자들과 시민들을 만나서 더 많은 지지력을 모아나갈 것이다.  

 

 

-대변인은 어느 학교를 나왔나. 평준화 지역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박근혜 씨가 졸업한 명문고였는데, 인근에 살아서 평준화 때 성심여고를 졸업했다. 자유와 평등 정신으로 열린교육과 창의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다. 전교생이 경쟁보다는 협력하는 인성을 키울 수 있었고 개성과 적성을 살리는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지지해주는 학교여서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게 해준 현재진행형 학교였다. 평준화 지역에서는 각계각층이 학연을 맺어 맘껏 꿈을 펼치고 동창으로서 협력하는 화합적 학우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다. 

 

 

-평준화 반대 입장을 가진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자녀 중 한 명이 우등생이 되고 한 명은 열등생이 되는 걸 바라는 학부모는 없을 것이다. 비평준화 고교생 선발 때문에 서열화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인성교육은 포기한 채 암기식 교육에 매달리게 된다. IT시대에 이같이 무모하고 쓸모없는 공부를 하느라 중등 시절을 보내면 전두엽 형성기에 키울 수 있는 유연성과 창의성은 말살되어버리기 때문에, 21세기 다문화시대를 살아갈 천안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 게 더 좋을지 깊이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출산율 저하로 학생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그들 중 일부가 기피학교에 다닌다면 3년간 그 심정은 어떻고 그들의 미래와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고령화 시대에 교육문제를 남의 자식 얘기라고 외면하는 건, 자기 무덤 파기와 같다. 평준화의 강점을 이해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주면 좋겠다. 다음 선거에서는 어린 다수 학생에게 고통을 감수하게 하지 않고 우수 학생에게만 미래의 기회를 몰아주지 않는, 화합하고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평등교육정책을 펴나갈 교육지도자가 누구인지 잘 살펴보길 원한다. 

 

 


강태우

중앙일보 천안.아산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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