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야기배영현 선생님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기획국장, 천안지회 사무국장)
▮2010년 2월 23일 (일) 14시
▮천안살림교회
▮전홍진, 최형묵, 나영주, 이정림, 정경록, 선재원, 최윤주, 김현옥, 김현수, 김현경, 박은경, 선진원, 선진건, 김난주, 양진아, 조난경, 홍승환, 홍종오, 주낙곤, 주의현, (이상 총 20명)

< 강의_천안지역 교육문제 >
사교육 정도에 따른 점수로 학교가 학생들의 불공평한 출발을 용인하고 빈부가 대물림된다면 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 ‘네 성적에 잠이 오냐?’라든가 ‘대학 가서 미팅 할래, 공장가서 미싱 할래?’라는 급훈에 따라 밤낮없이 암기교육에 시달리는 교육. 그런 교육제도가 선생님을 변질시킨다. 교사 자신을 높은 등급으로 올려 줄 제자와 낮출 제자로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교장과 교감이 교사를 재량껏 평가하고 있음에도 급기야 새로운 교원평가제를 시범 실시하였다. 그 비판이 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계속 논의 중이며, 교육청마다 강제 추진하겠다고 통보함으로써, 협력해야 할 교사들 간 경쟁과 반목으로 학교마저 변질되고 있다.
160억을 들여서 같은 시험문제로 같은 날 해당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일제고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니까 ‘우리가 소야, 등급을 매기게?’ 하며 학생들이 자존감을 놓아버린다. 어느 꽃잎이 1등이고 어느 들풀이 몹쓸 것이란 말인가. 학생을 공부하는 기계 취급을 하면서 교사 당 학생 수 25명이 공부하는 교실을 만들거나 교원을 확대하지 않고 예산을 낭비한다.
2006년 충남교육청 설문조사 결과 평준화 선호도 55.7%, 모르겠다는 시민은 6.5%였다. 평준화 선호도 초등학부모 찬성 60.4%, 중등학부모 찬성 57.0%, 고등학부모찬성 48.0%. 전남교육청은 목포 71.3%, 여수 68.1%, 순천 77.3%가 평준화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와서 평준화를 실시했다.
수월성교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진 자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평준화를 깨려고 노력한다. 그런데도 74%가 평준화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충남은 아직도 비평준화다. 1981년에 천안도 평준화가 되었는데 1995년에 비평준화로 바뀌었다. 충남에서 평준화 조건이 좋은 도시가 천안이다.
<질의 응답>
1.
두발 자유를 주장하는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았을까? (신동희)

학교로부터 제재 당했다. 그렇지만 그 학생들이 원했던 두발 자유화는 진전이 있었다. 대만은 2005년에 두발 자유화를 했는데 학생들의 단체행동 때문이었다. 학생인권조례 필요성은 여러 가지 면에서 나타난다.
2.
입시폐지연대가 주장하는 것이 과연 시민들에게 먹혀들지 의문이다. (김현옥)

대학교 평준화를 바라는 사회적 흐름이 의외로 많이 생겼다. 정당의 핵심 공약으로 선택되기도 했다. 회원 수는 모르겠지만 지역별로 조직들이 꾸려지고 있다.
3.
교사들은 평가받지 않는 절대영역인가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문제 교사를 걸러내는 것이 현행법규로 가능한지 궁금하다. 이명박 정부가 교원평가를 하는 것은 교사를 억누르려는 의도로 무리하게 진행하는 건 아닌가. (전홍진)

철 밥그릇...... 모든 직업인은 철 밥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미 교사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 년 동안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고 교감과 교장이 근무평정을 한다. 문제교사는 현행법으로 다스릴 수 있다. 성추행 교사, 도박하는 교사, 폭력 교사 등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학교자체 설문지를 만들어서 학부모에게 보내는데, 학교전체 교육의 질을 묻는 설문이다. 평가전문담당자가 다음 해 교육계획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교사들 간의 평가과정을 통한 회의와 협력을 이루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지, 교사들 간 반목을 남기는 식의 평가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
4.
딸이 고3이라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걱정이 된다. (김현경)

우려되는 점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재능을 쌓기 위한 관리비가 상당부분 필요하다.
5.
2008년부터 고등학생 스펙 쌓기를 시작했다. 사교육비가 정말 많이 필요해졌다. (양진아)

교육제도가 열여섯 번이나 바뀌었지만 전혀 변화가 없는 게 교육 현실이다. 변화의 조건이 마련되는 게 우선순위다.
6.
공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교원평가를 동의한 적 있다. 평학에서 나온 자료나 다른 자료를 보고 이제는 mb정권이 의도하는 제도라서 반대한다. 현장에서 학부모가 할 수 있는 방안은, 사교육 안 시키고 학원 안 보내는 정도면 될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무엇일까. (양진아)

대안학교 보내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한계가 있다. 생각을 넓히고 운영위원회에 참여해서 생각을 모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더 어렵지만, 이것을 했을 때 변화가 가능하다.
7.
교원평가를 핀란드 식으로 받지 않더라도 교장 선출문제와 맞물린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전홍진)

근무평정의 권한이 교장에게 있다 보니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 행정적인 권한이 있는 게 교장이다. ‘교장선출보직제’라고 하는 것에 따르면, 자격을 갖춰야 교장이 된다. 유럽은 교장과 교사는 길이 다르다. 교장은 교사를 평가하지 않고, 학교를 운영한다. 교육을 위해 지원할 부분을 알기 위해 교사와 대화한다. 교원평가는 막아야 하고, 교장선출보직제는 얻어야 한다. 그런데 교원평가는 당장 막아야 한다. 교장 몇과 바꾸는 것보다 학교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8.
우리 애가 중학교에 들어간다. 우리나라 영어교육 현실이 제일 부담스럽다. 또 중학교에 국사 시간이 빠져있는 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동희)

내가 왜 영어 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야 되나, 싶은 적이 많았다. 영어능력이 높아지는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영어시험점수가 높아지길 바라는 게 문제다. 핀란드는 영어로 된 방송을 전면적으로 틀어주더라.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저에게 방송국이나 하나 만들라고 조언 하더라. 역사를 배우는 건 참 중요한데, 어떤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볼 것인가부터 생각해보는 교육이 필요하다.
9.
교원평가에 대해 개인적인 오해가 있었는데 이 강의를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핀란드에서 교장의 리더십, 학교조직평가, 개별교사평가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해했다. 대학평준화 뿐 아니라, 고교평준화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가 악재라고 본다. 초/중/고 교사들의 찬성도와 학부모의 찬성도가 반대였다. 왜 초등생 학부모의 평준화 찬성율이 낮게 나왔는지 납득이 안된다. (선재원)

학부모들마다 자녀 개인의 유불리로 사안을 보더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고교평준화 문제가 피부에 와 닿지 않았을 것 같다.
10.
시궁창에도 꽃이 필 수 있으니까 모범적 사례나 희망적 메시지가 우리에게는 더 필요하다.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가 행복할 수 있는 여지는 무엇일까. (김현옥)

역사가 증명했듯이 반드시 평등교육 실현의 때는 온다고 본다. 거산초등학교나 남한산성 초등학교 등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들이 모이고 쌓여서 우리에게 꿈을 키워주고 있다.
<의견>
1.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에 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 (전홍진)
2.
아이 셋 키운다. 신천초등학교에서 도우미 하다가 확 깼다. 여기 와서 교육문제의 원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서 감사하다. (조난경)
3.
참교육에 참여하고, 일제고사 반대도 해봤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닌가. 공교육 안에서 아이 잘 키우고 싶은데 내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더딘 게 안타깝다. 학부모가 개별화 되어 있는데 개인이 움직여서 언제 변할까,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양진아)
4.
교사들은 잡일이 많아서 연구하고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더라. 다양한 교육을 해보니까, 교육에는 준비와 연구가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신동희)

지금 교사들은 연구하고 준비할 시간이 없다. 저녁에 집에 가서 얼마나 해야 하는가. 교사도 생활인이다.
<배영현 선생님 마무리 발언>

핀란드 이야기를 하면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세부적 철학을 보지 않고 1등한 것만 보는 건 한계가 있다. 이곳에 올 때 교회라고 해서 뾰족한 탑을 찾았는데 의외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오늘 이 자리가 저에게는 희망이다. 또 다른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 건 정말 힘이 난다. 고교평준화 싸움은 단순하게 몸으로 때우는 거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에서 한 발짝씩만 나서주면 우리 자녀들을 행복한 교실에 보낼 수 있다.






<경기도 교육청 학생인권조례안 공청회 동영상>
http://cafe.daum.net/no1area/HaRr/773?docid=14gBH|HaRr|773|20100124203248&q=%B0%E6%B1%E2%B5%B5%20%C7%D0%BB%FD%C0%CE%B1%C7%C1%B6%B7%CA&srchid=CCB14gBH|HaRr|773|20100124203248
대한민국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니었던 사람은 없다. 우리가 꿈꾸는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쾌적한 교실, 체벌 없는 교실, 개성도 능력도 다르지만 함께 어울려 즐거울 수 있는 교실, 골치 아픈 과목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교실, 토론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타인의 주장을 듣는 교실, 자율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교실, 테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독창성을 보장받으면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교실, 모듬별 수준별 수업으로 이질 집단이 지속적으로 서로를 지도하는 통합된 교실, 어떤 기준으로도 구분하지 않는 평등 교실.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천안지역 교육 연안은 입시교육, 고교평준화,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이다. 또 급식비가 없어서 점심을 못 먹는 학생들도 있다. 교육은 사회변화를 준비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인데 배를 곯는 학생이 있는 지역사회가 과연 얼마나 발전할 수 있겠는가. 한국은 상대평가 내신으로 경쟁 과열이 심각하다. 어느 학교 교복인지에 따라 학생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이 달라진다. 경쟁을 중시하고 수월성을 강조하는 겨우 살아남은 대학생은 합격통지서와 함께 날아드는 등록금 고지서로 고통을 겪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련하지 못한 딸의 등록금 백만 원, 여대생의 엄마가 인생을 포기한 이유였다.
협력 수업은 배우는 사람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도 성장한다. 수준별 이동수업은 모두의 성장에 걸림돌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대하는 제도와 분위기가 어떤지가 그 사회의 수준이다. 사회의 경쟁력은 우수한 학생이 얼마나 많은가 보다 부진한 학생이 얼마나 적은가에 달려있다. 공교육과 사회문화시설이 결합해서 학생의 능력과 특기를 개발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취미를 살려서 고등학교 선택하여 좋아하는 것으로 꿈을 이루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상적으로 바라는 학교는 북유럽 쪽에서 특히 핀란드가 모범적이다. 국가학력수준을 끌어올린 핀란드는 경쟁하지 않는 분위기로 경쟁력을 갖췄다. 협력을 중시하고 평등성을 강조하는 핀란드 학교는 시험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준다. 무엇이 틀렸을까 한 번 더 생각하게 해 주는 게 시험 감독의 역할이다. 시험의 목적은 예전에 비해 얼마나 더 알게 되었는가를 비교해보는 것이고, 평가를 하는 게 중요한 것은 등수를 아는 게 아니라 점수를 아는 것이며, 점수를 통해서 얼마나 더 알게 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절대평가를 한 내신으로 평준화 된 고등학교를 가는 핀란드는 교육복지가 우수하며, 여섯 과목(핀란드어. 스웨덴어, 영어, 사회탐구, 수학, )중에서 자신 있는 네 과목으로 원서를 제출하고 대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편이다. 핀란드는 주 7시간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한하며, 빈부격차 때문에 공부를 못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