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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1947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출생.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25세 때 연극연출가 겸 TV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대중음악의 작곡·작사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1987년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의 대성공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의 자리에 올랐다. 이 작품은 전세계 12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지금까지 2,00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 『브리다』(1990) 『피에트라 강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1994)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998)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가히 코엘료 신드롬이라 할 만한 현상을 낳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휴가중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쌓아놓고 원없이 읽는 것”을 꼽았을 만큼 광범위한 독자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옮긴이 최정수
1970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장 자크 상페의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그림책『내 나무 아래에서』『키리쿠와 마녀』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연금술사>를 읽고
파울로 코엘료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영혼의 연금술사
자아의 연금술은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꿰뚫어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길이며, 마침내 각자의 참된 운명, 자아의 신화를 사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위대한 업은 하루하루 자아의 신화를 살아내는 세상 모든 사람 앞에 조용히 열려 있다는 것이다.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잠겨 들어가 만나게 되는 하나의 언어, 위대한 업, 나만의 보물 찾기! 눈 멀고 귀 먼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우주의 언어.
시나 성경이나 성인 이름을 낭송하는 것보다, 성화를 그려주는 것보다, 오렌지 저글링 놀이를 즐기는 사람에게 아기 예수가 손뼉을 치며 웃었기 때문에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아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다는 이야기. '삶이 무엇인지 앎'이야말로 참사랑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연금술이며, 무언가를 남기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는 걸 또 깨달았다. 예수님이 왜 많은 일에 마음을 쓰는 마르다보다는 마리아를 인정하고 어여뻐했는지 알겠다. 꼭 필요한 자기 몫을 깨닫고자 귀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내 초자아는 늘 나에게 어떻게 살아야 올바르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함석헌 선생, 문익환 목사, 안병무 박사, 그리고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신학에 귀 기울여 왔다. 하지만 어른이 되기 전에 뇌리에 박힌 요구의 목소리가 있었다. 부모의 기대와 교사의 훈계가 오히려 더 집요하게 나를 끌어당겼다. 그러나, 기대와 훈계에 부응하는 식의 올바름으로는 자아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최형묵 목사님의 <반전의 희망, 욥기 읽기>를 읽고 다시 한 번 깊이 이해했다. 또 이미 누군가가 하느님의 이름으로 닦아놓은 길을 '따르는 것'이 나 자신을 완성하는 길도 아니라는 것을, 김진호 목사님의 <복음서와의 낯선 여행 1 - 요한복음>을 읽고 또 깨달았다.
지난 가을 끝자락인 시월 어느 날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를 읽으면서 오래 잊었던 어린 자아를 되만났을 때, 지금의 나는 해리장애를 겪으며 정처없이 떠돌던 '내가 아닌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 받지 않으려고 허용하거나, 돌봐야 할 것만 같아서 매달리고 헌신하거나, 외롭고 노여워서 도망치거나 포기했던 나. 우주와의 계획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먼 곳에 두고 와버린 나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내가 잃어버리고도 찾지않는 나를 누가 찾아낼 수 있을까,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누가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내가 자아의 신화를 완성할 수 있는 연금술사라니! 이제 내 마음의 속삭임에 귀를 열고 내 보물을 찾으러 출발한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보다 중요한 건 아니다. 깊은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한 발 한 발 디딜 것이다. 운명에 항복해서 '눈먼귀먼' 나, 제국주의 국가 입장과 억압적인 교회 입장을 대변하신 44년 간의 하느님과 결별했다. 김진호 목사님과 파울로 코엘뇨의 권유대로 내 신화는 '눈뜬귀뜬' 내가 쓰기 위해서! '반전의 희망'을 내 깊은 마음에 늘 속삭이고 계셨던 하느님의 표지를 보고 듣기 위해서!
예비고등학생 아들이 3년간 지내게 될 학교에서 3일간 수련회를 했다. 아이를 학교에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눈 덮고 누운 저 들판과 기찻길 옆 세상들을 바라보며 학창시절을 돌이켜봤다. 에리히 프롬을 읽으며 부모님과 그들의 세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역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싶어 발버둥쳤던...... 훈이는 부모로부터 해방된 고교시절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자유의 삶을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의 한빛고등학교는 어린 것들을 가르치는 데가 아니라, 사람에게 생명에 대해 배우도록 안내하는 곳이기에 더욱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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