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운동 2000

다문화가정 이야기 3

실다이 2009. 11. 21. 23:08

안녕하세요. 릴리 *  **입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풍세 용정리에 시집을 왔습니다. 시어머니와 남편, 두 살짜리 애기랑 살아요. 처음 한국에 올 때 계절이 달라서 힘들었어요. 음식도 달라서 힘들었는데 특히 김치는 너무 매워서 싫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김치가 정말 맛있어요. 물김치랑 배추김치가 제일 맛있어요.

 

남편은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일을 열심히 합니다. 시어머니는 얼마 전에 허리가 아파서 3일 동안 충무병원에 입원을 했었어요. 우리 아기는 똑똑하고 착합니다. 남편과 저는 아이를 대학교에 보내고 싶어요. 그래서 애기가 좀 크면 저는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고 싶습니다. 지금은 애기가 너무 어려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춤을 잘 췄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춤추고 노래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말 하는 게 자신 없어서 그냥 공장에 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말을 별로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풍세 용정초등학교에서 한국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배우고 있었는데, 2학기부터는 신종 플루 때문에 학교를 이용할 수 없어서 공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애기가 공부를 방해하지 않도록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마음 편하게 공부 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한국말을 잘 못하지만 꼭 대회에 나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한국어를 잘하게 될 것 같았어요.

 

한국에 시집와서 힘든 점이 많이 있지만 한국어를 빨리 배운다면 안 힘들 것 같아요. 평일에는 직장에 다니는 주부들도 있기 때문에 일요일에 우리 동네에 와서 한국어를 가르쳐주니까 정말 좋았습니다. 한국영화를 보면서 말을 배우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처음부터 배운 사람들은 한국말을 잘 하는데 저는 지금 꼴찌로 와서 한국말을 제일 못합니다. 한국어교실에서 다시 배우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아기가 말을 배울 때가 되었는데 저는 필리핀 말과 영어를 더 많이 합니다. 한국말도 아기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많이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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