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그램
사람이 죽을 때 달라지는 몸무게의 변화. 수분이 빠진 결과일 뿐일까, 인간만이 갖는 영혼의 무게일까. 어린 시절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은 세 명의 희생자들의 복잡한 인연을 통해 트라우마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왜곡시키는가 보여준다.
● 사고, 죄, 질병, 예기치 못한 트라우마의 희생자들
- 트라우마 경험자들의 부정적 사고유형 3 : 정상적 사회 활동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심리적 불안 상태
1. 책임감 : 난 뭔가 잘못했다,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2. 안전 : 난 모든 것을 잃었다, 난 위험에 처했다.
3. 조절감 :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난 힘이 없어 무기력하다.
- 끔찍하고 두려운 사건의 환기를 통해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우리의 뇌에서 자동적으로 책임감, 안전감, 조절감과 연관된 부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돕는다.
1차: 부정적 자기암시 : 너 또 그런 실수 하면 안 돼, 안전한지 위험한지 잘 생각해봐야 해, 무리하지 말고 네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피해야 해.
2차 : 긍정적 깨우침 : 난 최선을 다했고, 그 일을 통해서 무언가 배울 수 있었다, 다 지난 일이다, 이제 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난 뭔가 할 수 있다.
3차 : 적극적 대처법 :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라.
- 너무 큰 트라우마 : 너무 고통스러우면 두려움과 상실감이 기억의 신경회로에 남아서 오랜 시간 뒤에도 자책하고 무기력한 세월을 보내게 된다.
● 내 영혼의 무게는 얼마일까?
1. 폴 리버스 교수 (숀 펜 분) :
죽음을 기다리는 심장병 환자다. 심장병이라는 트라우마 때문에 중환자실을 '죽음의 대기실', '예비 사망자 클럽'으로 묘사한다. 두려움과 절망감은 심장병 재수술을 앞두고 삶에 대한 조절감이나 선택감을 완전히 상실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무기력감으로 변한다. 암 치료 불가 선언을 받은 사람도 이와 비슷하리라.
2. 크리스티나 펙 (나오미 와츠 분) :
마약 중독자였으나 결혼 후 딸 둘을 낳아 잘 살다가,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가족 모두를 잃게 되어, 절대적인 위기로 인한 극단적인 상실감에 빠진다. 그리고 마약과 술로 도망가려다가 복수의 칼날을 간다.
3. 잭 조던 (베네치오 델 토로 분) :
15살 때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건달이다. 기독교에 귀의 후 개과천선하려고 노력하는데 어린 아들에게 너무나 엄격한 사람으로 변한다. 몸에 문신이 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된 날 음주운전으로 크리스티나의 가족을 치어 죽이게 되자 전과자이고 음주운전이라 뺑소니를 치고 만다. 아내는 목격자가 없으니 가족을 위해 숨기자고 하는데도 스스로 자수한다. 아내의 도움으로 가석방이 되지만 가족을 벌고 집을 떠난 뒤, 죄책감 때문에 자신에게 벌을 주기 위해 험한 노동을 자청한다.
● 세월을 뛰어넘는 트라우마의 고통
- 충고와 조언을 오히려 비난으로 받아들인다 : 제발 다 지난 일이니 잊어버려라,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않니?
- 치유적 관계로 안전감, 연결감 확인하며 상실의 고통 완화시키기 : 정서적 고통을 이해받고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사람과의 연결고리이다.
- 서로를 보듬는 치유적 관계 지속 : 내 삶에서 돌이키기 힘든 무언가가 파괴되었다는 부정적 믿음이 주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상처가 옅어짐.
● 트라우마 돋보기 : 뇌의 두 가지 기억 시스템
- 내재적 기억 :
무의식의 기억. 생후 바로 활성화되어 발달하는 기억 시스템. 우측 뇌의 편도체가 관여. 정서적 기억, 신체 감각적 기억, 행동 기억 등과 같은 비언어적 기억. 시간 개념이 없어서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하기 어려우며 언제 어디서 경험했는지 정보가 없다. 저절로 입력이 된 기억들이므로 저절로 신체반응과 정서반응으로 출력되는 기억. 의식적으로 자각하거나 논리적으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일상에서 지속되므로 현재의 행동, 감정, 신념, 가치관에 영향을 끼친다.
- 외현적 기억 :
약 3세 이후 말 하면서 발달하는 기억 시스템. 해마가 관여. 이야기할 수 있는 기억,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기억,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한 기억, 단어의 의미에 대한 기억 등과 같은 언어적 기억. 시간 개념이 있어서 과거, 현재, 미래를 뚜렷하게 구분 가능. 경험을 평가하고 분류하며 전후의 관계를 파악하는 기능. 의시적인 자각, 집중하는 주의력 필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전반적인 맥락과 함께 떠오르므로, 자기 정체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 나이가 들면서 상호보완적인 조절기능을 발휘할 때 성숙하고 배려심 깊고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기억의 신경과학적 입장에서 보면 무의식을 의식화하도록 돕는 대부분의 정신치료는 내재적 기억과 외현적 기억 사이에 더 많은 신경회로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 트라우마의 경험은 뇌의 정보처리 시스템에 마비를 일으켜 일상의 기억이 저장되는 해마의 기능을 억제하고 부정적 기억들과 감정이 저장되어 있는 편도체를 활성화 시킨다. 주로 우측 뇌의 편도체에 내재적 기억의 형태로 저장되는데, 강렬한 신체 감각들과 이미지 그리고 정서 상태로 조각조각 분리되어 통합적인 이야기 기억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저장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시간의 개념이 없는 내재적 기억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의 기억은 아주 조그마한 단서에 의해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지만 무엇이 기억을 자극하였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 트라우마 기억 치료는 신체 감각, 감정, 이미지 등등으로 분리되어 있는 내재적 기억을 외현적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것. 정서적 기억, 신체 감각의 기억을 새로운 이야기 기억으로 통합시켜나가는 것.
- 기억은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새롭게 써나가는 이야기!
출처 : [김준기]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_시그마북스_2009 http://blog.daum.net/wlghkwk615/15716261
어느 의사가 실험을 해 봤다고 한다. 개는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 무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인간은 21그램 만큼 차이가 난다고. 그것을 영혼의 무게라고 부르는 것 같다.
영혼이 존재하느냐에 대한 증명을 하는 귀납적인 방법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무신론자다. 소위 기독교 영화라고 불리우는 21그램을 보고 나서 지금의 나에게 영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저울에는 보이지 않는 21그램이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만약 지금의 나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나를 믿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희망과 기대의 무게 가 아닐까 한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naltacorp&logNo=100135640702
<21그램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무게를 현실로 보여준 배우, 숀 펜 (Sean Penn)>
성장은 뜻밖의 어둠 속에서 도약할 때 이루어진다. -헨리 밀러- |
'영화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범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0) | 2013.07.01 |
---|---|
[Adrian Biddle] V for Vendeta _2005 (0) | 2011.12.18 |
[롭 라이너] 플립, 2010, 93분 (0) | 2011.09.25 |
[비번 키드론] 브리짓 존스의 일기 2_2004 (0) | 2011.09.24 |
[페드로 알모도바르] 내 어머니의 모든 것 (0) | 201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