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교육천안학부모회 2008

[20110116_미디어충청] 신묘년에는 두 마리 토끼와 흥타령을

실다이 2011. 1. 17. 23:42

 

미디어충청

천안은 아직도 고교 비평준화

[기고] 신묘년에는 두 마리 토끼와 흥타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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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보고

2011-01-16 23시01분 김난주

 

신묘년 토끼해를 맞아 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 그보다 잠시, 배움의 장에서 친구들끼리 위화감을 느끼는 문제가 청소년의 인성발달과 미래사회 관계망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본다. 함께 성장하고 협력해야 할 중학 동창들을 계속 키질하고 있는 충남의 고등학교들은 이런 문제와 별 상관이 없을까.

그 예측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1974년부터 국가차원에서 교육정책을 바꾸었고, 천안은 교육여건을 개선한 1980년부터 평준화를 실시했었다. 그런데 95년부터 다시 비평준화로 바꿨다. 서울특별시의 천안구라고 불릴 정도가 된 지역이 아직도 평준화가 아닌 것은 그만한 예외적 사정이 있어서인가.

지금 한국은 평준화와 비평준화 양립을 위한 교육환경 구축에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전국 중학생의 75% 이상이 평준화 교육을 받고 있는 현재, 성적 우수학생들에 대한 학교 선택권 보장과 수월성 교육을 위해 특목고, 과학고, 예술고, 외고 등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60만 인구가 일구어가는 천안은 충남의 35% 학생의 배움터여서 교육 여건이 충분한데도, 비평준화 교육을 고수함으로써 25%의 작은 시군 지역들과 교육위상을 나란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준화를 보완하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도 확대하는 기형적인 고교입시제도 지역이다. 우수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남의 모든 학생들이 국가교육정책과 별 상관없이 비평준화 교육을 받은 결과는 15년 동안 전국에서 ‘만년꼴찌’이다.

늑장을 부릴 처지가 아님에도 강원도와 경기도의 발 빠른 평준화 추진에 비해 충남교육청은 태평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지난 12월 30일, ‘연내 평준화 추진협의회 추진’ 공약을 이행하라며 시민연대는 김종성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청하였다. 그제야 성태경 장학관이 T/F팀 명단을 공약이행 증거로 내밀었다. 불공정한 구성임을 확인하고 재차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면담 요청 이유를 밝혔다. 천안고교평준화 T/F팀을 공정하게 재구성하고, 비공식 로드맵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뿐 아니라, 고교평준화 타당성 조사 업무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민원단체를 ‘만날 시간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고, 언론을 통해서 ‘만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임을 확인했다.

T/F팀은 천안 고교입시의 평준화 적용 타당성을 연구하는 용역 기관 선정 뿐 아니라 설문 문항, 표집 대상과 비율 등을 확정하는 기구이다. 입시제도 개선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그 팀에 입시제도 개선 ‘전문성’을 갖춘 학부모단체 대표를 포함시켰나. 정치인도 천안시의회에 공식 의뢰하여 포함한 것이 아니라 충남교육청이 임의로 선택한 시의원인데, 과연 ‘대표성’이 있는가. 천안지역에는 초중고 교사가 오천 명, 교장/교감은 240명 정도다. 스무 배나 되는 평교사들이야말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데도 특별팀 9명 중에 평교사는 없고 교장과 교감이 3명이다. 2006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교장 집단은 평준화에 대해 찬성 15%, 반대 75%, 모름 10%였다. 이들의 ‘중립성’은 어떤 것일까.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지난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 고교평준화 정책 도입 타당성 검토를 위한 특별(TF)팀을 공정하게 재구성하라고 충남교육청에 요구했다.


변화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이지만, 투명하게 함께 하는 일은 결과가 어떻든 모두가 수용할 수 있다. 경기교육청의 고교평준화추진협의회 구성과 운영방향을 살펴보면, 인원도 많고 분야별로 골고루 배정했으며, 추진협의회가 앞으로 어떤 일을 언제 하는지 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불공정한 구성에다 구체적 로드맵 한 장 없는 충남교육청과는 태도부터가 다르다.

충남교육청이 T/F팀 구성을 공정하게 바로 잡지 못하면 앞으로 천안 입시제도 개선은 ‘세월아 네월아’ 할 공산이 크다. 반드시 공정하게 재구성하고, ‘입시경쟁 해소’와 ‘대학 진학률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붙잡아, 흥타령을 신명나게 부르며 평준화 교육이 재출발하길, 교육감도 이름값 하고 토끼해도 이름값 하길 맘껏 바래본다.

 

 http://cmedia.or.kr/news/view.php?board=news&nid=8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