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었습니다
지독한 몸살 끝에
잊어야 했습니다
잊어야 산다고 하기에
잊어야 했습니다
못 잊으면 죽는다 하기에
잊어야 했습니다
안 잊고 못 살 것 같았는데
잊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이었습니다
죽어서도 못 잊을 사람을
어찌 사랑아서 잊겠습니까
낙타의 도시락
꼴 보기 싫은 죄 짐 같은
낙타의 혹 두 개
이걸 본 선인장이 놀리듯 물었다
-뜨거운 사막을 죄인처럼
혹을 지고 가는 낙타야,
네 도시락 어디 있니?
낙타가 말했다
-바로 등에 혹 두 개가
소중한 내 도시락이야.
눈이 오네요
눈이 오네요
내 그리운 그 사람의 웃음소리 같이
그 사람이 사랑하던 들길의 풍경 같이
나를 위한 그 사람의 소중한 기도 같이
눈이 오네요
그 사람이 자주 부르던 노래 같이
못 잊을 그 사람 따뜻한 체온 같이
그 사람 마시던 찻잔의 은은한 향기 같이
눈이 오네요
나 죽으면 피어날 꽃의 이름 같이
영원으로 같이 덮을 속삼임의 마중 같이
다시는 춥지 아니할 우리 영혼의 만남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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