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사람의 거울
학기 초부터,
예지와 자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이
친구들 사이에 떠들썩하게 들렸다.
친구란 여자든 남자든 다 좋겠지만,
이성 친구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친구들한테는
대단히 부러운 일이었는지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 모임에 급기야 예지와 자현이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훤칠한 키, 쌍꺼풀이 있어서 커다란 눈, 오뚝한 콧마루,
반듯하고 잘생긴 예지의 남자친구가 먼저 들어왔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예지에게는 과분할 정도로 보였기에
친구들은 “예지가 호박을 넝쿨째 거두어 들였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에 비해,
자현이의 남자친구는 반듯해 보이기는 했지만
아주 평범하여 특별히 그 특징을 말할 데가 없었다.
오히려 그의 곁에 있던 자현이가 눈에 더 띄었다.
친구들의 시선은 자연히 예지의 남자친구에게 쏠렸다.
눈인사하는 시간이 지나고 서로 인사말을 나누게 되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자현이 친구 이형우입니다.”
당당한 말투,
안정감을 주는 좀 낮은 목소리,
인사할 때 얼굴에 띠는 밝은 표정,
친구들을 대하는 편안한 눈빛,
정확한 표준 발음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
좀 전에 아주 평범해 보였던 그가
갑자기 믿음이 가고 상당히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왔다.
그 뒤로 잘 생긴 예지 남자친구가 인사했다.
“저, 안녕하세요? 김기현입니다.”
목소리가 거칠면서도 작아 이름을 겨우 들을 수 있었다.
인사하는 동안 그는 얼굴이 굳어 있었고
불안했던지 친구들의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인사를 주고받은 후,
친구들의 속마음이 누구에게로 쏠렸을지는
물어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만했다.
모두 알고 있듯이,
오늘날 말하는 법은 매우 강조되고 있다.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 사이에서도 삼가야 할 언어예절이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말이 그 사람 삶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거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하는 태도, 목소리, 의사전달 방법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말씨, 표정까지도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언어예절에 맞지 않는 말 한마디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것은 마치,
멋진 옷을 입었지만 오랫동안 목욕을 하지 않아
곁에 있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투박한 목소리와 거칠고 예의 없는 말투,
불안한 표정 등은 잘생긴 용모와 멋진 옷으로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절에 맞는 바른 말씨,
당당하고 넉넉한 목소리,
밝고 편안한 표정,
정확한 표준발음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자.
말은 그 사람 마음의 거울이다.
<정윤자 / 인문과학연구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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