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소음의
나락''''에 빠지는가? 요즘 불교계에서는 천년 고찰 낙산사가 괜히 불탄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이 나돈다. 부처님이 진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불국사 승려들이 경내에 불법으로 골프 연습장을 설치하지 않나, 구례 화엄사 주지가 국고 보조금
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수배되지를 않나,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추문이 한둘이 아니다. 불교계에서는 이런 행태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불교계가 새로운 중흥기를 맞으려는 시기에 일어났다. 최근 불교계는 도법,
수경스님의 도보순례(수경스님은 문규현 신부와 ''''삼보일배''''를 했다) 와 지율 스님의 ''''100일 단식''''으로 상징되는 대사회적인
행동을 통해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면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과거에 비해 젊은층에서도 불교 인구가 늘어나 기독교계에 비상이 걸릴 정도였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스님이 지난 4월14일 열린 전국 교구본사 주지회의에서 "육군사관학교와 경찰대학교 신입생 가운데 불교 신자가 기독교
신자보다 더 많다"라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적으로 미국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개발시대의 성장 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이 일어난
것도 상대적으로 불교계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은 이런 겉모습과 달리 불교계 내부가 여전히 구태에
젖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계종 중앙종회(사회의 국회와 같음)의 한 의원은 "껍데기는 많이 변했는데 속 내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종단의 주류 세력이 바뀌는 과정에서 구세력이 도태되며 일어나는 진통으로 볼 수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불국사나 화엄사주지는 흔한
말로 ''''구세대''''다. 조계종 중앙종회의 경우 40~50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본사주지들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조계종의 위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들은 본.말사 승려들 뿐만 아니라 조계종 종무행정의
최고책임자인 법장 총무원장이 의혹의 한 당사자가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때문에 그야말로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지 않으면 조계종의 자정
노력은 상당부분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총체적인 지도력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구설 휩싸인 박물관 인테리어
공사
법장 총무원장이 의심받게 된 계기는 서울 견지동 조계사 뒤에 짓고 있는 한국 불교역사 문화기념관 지하에 들어설 불교 중앙박물관
인테리어공사와 관련해서다. 이 공사를 사실상 수주한 사람이 총무원장이고 오랫동안 친분을 나누어 온 측근 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사는 시작부터 내부에서 말이 많았다. 총무원은 지난해 8월25일 5개 사를 상대로 심사해 ㅇ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영담. 지홍 등 일부
종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가 계산서가 사전에 유출되었다'''' ''''선수금이 편법으로 지출되었다'''' 는 등의 지적이 업체
선정직후부터 계속 제기되었다.
조사결과 이런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었다. 문제가 표면화하자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 중앙 박물관
특별 조사관''''을 만들어 2주간 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 4월14일 결과를 발표했다. 공사원가가 입찰이전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체간
담합 의혹이 현저하다, 선수금 18억8천만 원을 별도 계좌로 보내지 않고 당일 수표로 편법 지급했다, 현장 대리인의 경력증명서가 허위로
위조되었다는 것 등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총무원 대변인인 기획실장 법안 스님은 ㅇ사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ㅇ사의 등기부 등본을 살펴보니 대표이사도 없었다. 대표이사가 없을 경우 이사를 대표이사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총무원이 그런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2년 애초30억 원대로 설계되었던 이 공사는 법장
총무원장 체제가 들어선 뒤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비가 62억7천여 만원으로 늘어났다. 공사업체관리자는 "진열장과 영상기기가 추가되고 면적이
늘어나면서 공사비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회의원 영담스님은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3년
1월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집행위원장을 맡아 공사를 총 지휘했었다. 총무원도 앞으로 공사비용의 타당성을 파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온갖 난맥상을 노출한 불교 중앙박물관 인테리어공사와 관련해 법장 총무원장이 거론되는 이유는 실제로 공사를 딴 업체가 ㅇ사가 아니라
ㅍ사 사장 임종린씨는 불교계에서 법장 총무원장의 최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법장 총무원장을 지지하는 한 중진 승려는 "이번 공사를 실제로 딴
사람은 임 사장이다"라고 말했다.
총무원장과 정치인 임종린씨의 관계는? ㅍ사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임 사장에 대한 불교계
여론이 좋지 않아 ㅍ사가ㅇ사를 끌어들여 공사를 땄다. 지난해 9월1일 불교 중앙박물관 계약금 18억 8천만 원을 받아온 김 아무개 씨는ㅇ사가
아니라 ㅍ사 직원이다. 그 날 김씨가 총무원 직원과 함께 ㅍ사 사무실에 들러 직접 임씨에게 계약금을 건넸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임종린씨의 측근으로 전부터 ㅍ사에 근무했던 김씨는 최소한 지난해 10월까지 이 회사에 근무했다. 계약은 ㅇ사와 했는데 돈은 ㅍ사가 챙겨간 이상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현재 ㅇ사 상무 직함을 갖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9월 초 ㅇ사로 옮겼다. 인테리어공사와 ㅍ사는 관계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임 사장은 "원장스님과는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로만 남고 싶다 지난해 4.15총선 전에 정리했다 만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총무원 대변인인 기획실장 법안스님은 "원장스님과 임씨는 1년쯤 전부터 관계가 끊겼다. 이런저런 말이 나오자 원장스님이 총무원근처에
얼씬도하지 말라고 했다. 이번 사태와 원장스님은 아무관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 공사의 계약금 18억8천만 원의
행방이다. ㅍ사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이 돈이 박물관인테리어공사에 쓰이지 않고 임사장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라고 말했다. 계약금을
받은9월1일 이후 두 달간 공사를 하지 않다가 11월이 되어서야 공사를 진행한 이유도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심지어 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이 돈이 공사에 쓰이지 않았다는 것은 수표를 추적하면 금방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ㅍ사 임 사장은
"이번 사건과 나는 관련이 없다. 공사 계약금으로 얼마를 받았는지도 모른다. 라고 부인했다.
ㅍ사 임 사장은 정치인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 경제 보좌 역을 지낸 그는 대통령 선거 때는 ''''노무 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충남 예산에서 열린 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3위로 낙선했다. 당시 그가 공천을 받은 배경에 법장 총무원장이 있다는 소문이 지역 정가에 파다했다.
그는 지난 3월 19일 예상을 뒤엎고 재선의원인 문석호 의원을 19표 차로 누르고 열린 우리 당 충남도당위원장으로 당선되어 화려하게 재기했다.
충남 예산 출신인 임위원장은 법장 총무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묻자"내가 이거였을 때부터 아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출가한 큰형이 법장 스님과
사형관계여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는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임씨는 2003년 2월 있었던 총무원장 선거 때 법장스님 캠프에서 자금관리를
맡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의 이름이 불교계 안팎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법장 스님이 종하 스님을 물리치고 총무원장이 된 2003년부터다,
그가 법장 스님을 배경으로 해 총무원을 수시로 드나들고 북한산 관통도로 문제 등 불교계 각종 현안에 관여하자 승려들 사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장 스님과 거리를 두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총무원 보직을 맡고 있던 일부 승려들이 법장
스님에게 임위원장에 관해 보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장 총무원장은 "근거를 내놓아야 하지 않느냐. 확인해 보겠다. 앞으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총무원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급기야 지난해 7월쯤 임위원장이 총무원장
사서실(비서실)에 근무하던 한 승려의 멱살을 잡는 사건이 벌어졌다. 총무원 주변에서는 지금도 이 일을 입에 올리는 승려가 많다. 임씨는 "당시
그 스님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거칠게 말하기에 홧김에 총무원에 달려가 싸운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가구 회사를 운영하는 임위원장은
중앙승가대와 총무원에 가구를 납품하고, 6억 원대에 달하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도 했다. 일부 직영 사찰의 공사도
하는 등 법장 스님과의 친분에 힘입어 불교계 공사를 여럿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법장 총무원장에 대해 이런 의문이
제기되는 막후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후년 2월쯤으로 예상되는 차기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내부 힘 겨루기가 벌써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종회에서 불교중앙박물관 인테리어 공사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한 영담 스님 등이 지난 총무원장 선거 때 법장
스님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한다., 또 동국대 이사인 영담 스님이 동국대가 중앙대 필동 병원을 매입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이번 사건을 연관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법장 총무원장과 사사건건 부딪쳐 옩 그가 원장 스님을 공격할 소재를 이번 사건에서 찾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모양새로만 보면 동국대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반 법자아 그룹이 검찰 수사로 곤욕을 치르는 와중에 법장 측을 향해 칼을 빼어든
것이 이번 사태다. 불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조계종 내에 법장 스님의 연임을 제지할 세력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종상 스님 등 나름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던 몇몇 스님도 최근 불국사 사태 등으로 힘을 잃었다. 그래서 법장 스님 연임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차기 총무원장 선거 겨냥한 힘 겨루기다"
사회의 국회에 해당하는 조계종 중앙 종회도 법장 스님을 지지하는 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종회는 보림회, 금강회, 화엄회, 일승회 등 크게 네 종책 모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야당 격인 보림회와 금강회는 30명 정도
된다. 전임 정대 총무원장 시절에 주요 보직을 맡았던 사람들이 속한 모임이다. 반면 여당 격인 화엄회와 일승회는 40명 정도다. 실천 불교 전국
승가회(실승) 소속 승려들과 직지사 계열 승려들이 모여있다. 비구니 스님 10명도 법장 총무원장 쪽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결속력이 강하고 행동력이 있는 실승 소속 법안 스님이 최근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 되면서 법장 체제는 더욱 공고화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법장
체제는 확고한 지지세력이 약하다는 근원적인 약점이 있다. 실승 소속인 한 승려는 "실승은 전략적으로 제휴하고 있을 뿐이다. 개혁 세력들이 종단을
이끌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장 총무원자아 스스로도 여러 의혹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법장
체제를 탄생시킨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중진 승려는 전임원장들에 비해 법장 총무원장은 작은 행사들까지 챙기며 전국을 돌아다녀
씀씀이가 크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최 측근 인사들은 이른바 돈이 많은 사찰들인 대구 선본사와 강화 보문사 서울조계사 등 조계종
직영 사찰에 포진시킨 것도 전에 없는 일이다. 임종린 위원장과 토목회사인 ㅅ사 등 수덕사 시절 인연을 맺은 회사나 사람들을 유난히 챙긴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한 중진 종회의원은 법장 총무원장이 연임을 의식하지 말고 재정을 투명하게 하는 등 내부개혁작업과 불교의 대
사회적인 역할을 강화하는데 좀더 충실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자신과 관련해 의혹을 살 수 있는 고리들을 과감히 끊고 종단 일에
매진해야한다는 것이다. 법장 총무원장은 지난4월13일 불교계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만난 자리에 "종단이 더 맑아져야한다" 라고 강조했다. 최근
상황과 딱 들어맞는 말이다.
<시자저널 제809호;200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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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잡범 잡는 수사권을 확보할려고 진흙탕 싸움 하는 것보다. 이런 굵직한 사건은 검찰에서 수사한다면 국민들한테 사랑받는 검찰이될
텐데, 또 검찰이 수사안한다면 어데서 수사하나? 더 대담하게 더 크게 해먹으라고 수사 안하고 내버려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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