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스트로벨] 창조 설계의 비밀
창조 설계의 비밀
리 스트로벨 / 홍종락 옮김 / 2005년 2월 / 376쪽 / 12,000원
▣ 저자 리 스트로벨(Lee Strobel)
예일대 법학부 출신의 탁월한 언론인으로서, 「시카고 트리뷴」지의 법률 편집자로 일한 바 있다. 리 스트로벨은 아주 냉소적이고, 교회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 찬 무신론자였다. 그러다가 윌로우크릭 커뮤니티 교회의 구도자 예배에 아내를 따라 나오기 시작하면서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그 후 윌로우크릭 교회의 스태프가 되었고, 타고난 가르침의 은사를 인정받아 빌 하이밸스와 함께 구도자 예배 설교를 하는 설교목사가 되었다. 신문사 재직 당시 UPI통신에서 수여하는 부정폭로 보도 및 지역 사회 공헌 저널리즘 분야에서 일리노이 주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무신론에서 기독교로 옮겨 간 그의 여정은 ‘ECPA 골드 메달리언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예수는 역사다』,『특종! 믿음 사건』(두란노)에 잘 나타나 있다. 그의 저서는 모두 미국 크리스천도서 부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2000년 1월부터 리 스트로벨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새들백 교회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구도자 사역과 구도자 전도를 위한 책 집필에 전념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윌로우크릭 교회 이사회의 일원으로 윌로우크릭 교회와 활발한 교류를 갖고 있다.
▣ 역자 홍종락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한국 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에서 간사로 활동했다. 역서로는 『코뿔소 교회가 온다』(두란노), 『성령을 아는 지식』『소설 마르틴 루터』(홍성사), 『내 눈이 주의 영광을 보네』(좋은 씨앗)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이 책은 과학과 신앙의 끝없는 논쟁과 자리다툼에 마침표를 찍어준다. 저자는 유신론에 대해 허구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무신론과 더불어 엄격한 과학의 시험대를 통과하게 한다. 그 방법은 과학 분야에서 가장 최근에 발견한 내용들에 대해 과학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 그 중에서 특히 자연주의와 유물론에 갇혀 있기를 거부하는 박사급 교수들을 찾아가 반대 심문을 하는 것이다. 인터뷰 형식의 구성,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시야의 조화, 빈틈없는 논리 진행은 독자에게 흥미와 더불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우주론과 물리학, 천문학과 생화학, 생물학과 의식의 범주를 망라하는 지적 탐구와 과학적인 증거 제시에 의해 다윈주의와 그것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던 ‘닫힌 과학’은 마침내 ‘열린 신앙’의 과학성에 의해 그 허위성이 무너지고 ‘지적 설계자의 실재’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 차례
추천사
Ⅰ 창조인가, 진화인가
1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 VS 검은 가운을 입은 성직자
2 너희가 진화를 믿느냐
3 다윈주의를 의심하라
4 과학과 신앙이 만나는 자리
Ⅱ 창조주를 지지하는 과학적 증거
5 태초에 설계된 빅뱅이 있었다?
6 물리학은 지구에 박힌 창조주의 지문이다
7 우리는 특별히 계획된 행성에 살고 있다
8 다윈에게는 세포가 블랙박스였다
9 DNA는 인간창조의 설계도이다
10 맹목적인 물질이 진화하면 ‘마음’이 만들어질까?
11 이 탁월한 설계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Ⅰ. 창조인가, 진화인가
1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 VS 검은 가운을 입은 성직자
1974년, 「시카고 트리뷴」의 석간 <그린 스트리크>의 마감시한이 임박했을 무렵 편집부 부국장이 나를 불렀다. "웨스트버지니아로 가봐. 사람들이 총에 맞고 학교에 폭탄이 터졌다는 거야. 주민들 몇몇이 교과서에 불만을 품고 그랬다는군.” 다음날 내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맞닥뜨린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긴박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석탄 광부들은 무단 파업에 들어가 지역경제를 흔들어 놓겠다고 위협했다. 텅 빈 스쿨버스들에 총격이 가해졌고 일부 비어있는 교실들에는 폭발물 습격이 가해졌다.
내가 취재를 위해 만난 사람들 -지역유지나 침례교 목사 부인 등- 은 한결같이 이렇게 주장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책들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빼앗고 아이들을 망치고 있어요. 진화? 과학자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창조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믿는 이론에 불과하지만 진화는 과학적 사실이라고 가르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건 틀린 말입니다. 그게 바로 이번 사태의 원인입니다.”
일요일자 신문에는 내가 취재한 ‘바이블밸트카운티의 교과서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1면 머리를 장식했다.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나는 기독교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본 것 같았다. 그것은 한 마디로 공룡이었다. 왜 그들은 모래에 처박은 머리를 빼내지 않는 걸까? 흰 가운을 입은 현대의 과학자들은 검은 가운을 걸친 중세의 성직자들을 무찔렀다. 다윈의 진화론, 아니 진화라는 절대적 사실에 따르면, 신이 내린 보편적 도덕이란 없다.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문화적으로 결정되는 가치들만 있을 뿐이다. 내가 취재한 웨스트버지니아의 분쟁은 구닥다리 신앙이 죽음을 앞두고 헐떡거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에 불과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나의 과학적 확신에 대해 그 근거를 끝까지 더듬어보기로 했다. 나의 접근 방식은 여러 과학 분야에서 가장 최근에 발견한 내용들에 대해 주로 과학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전문가들 중 자연주의와 유물론에 갇혀 있기를 거부하는 박사급 교수들을 찾아가 반대 심문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추구할 자유를 원했다.
2. 너희가 진화를 믿느냐?
시카고 북서부 외곽에 있는 프로스펙트 고등학교의 학생시절 나는 특별히 생물 시간이 좋았다. 언론과 법률 분야에 매력을 느끼던 내 논리적 세계관과 증거를 중시하는 생물 수업의 내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보았던, 그리고 지금도 내 기억에 선명한 몇 개의 그림이 있다. 진화의 이미지들이다.
첫 번째 이미지: 스탠리 밀러의 실험-튜브와 플라스크, 전극
당시 시카고 대학원생이던 스탠리 밀러가 1953년에 생명체의 기초 요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냈을 때 사용한 실험 기구들이다. 밀러는 원시 지구의 대기 상태를 재현하고, 거기다 번개에 해당하는 전기 스파크를 주어 아미노산이 함유된 붉은 응축물을 만들어 냈다. 만약 밀러의 실험대로 유기체가 ‘원시수프’(진화론에서는 지구가 생긴 지 수천만 년 내지 수억 년이 지난 후에 당시의 바다에 여러 종류의 유기 화합물과 생명체가 생겨나는 데 필요한 기본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때 바다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에서 저절로 생겨나 오랜 세월에 걸쳐 점점 더 복잡한 생명체로 발달할 수 있다면, 하나님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 이미지: 다윈의 생물계통수(生物系統樹)
『종의 기원』에 있는 생명체의 발달을 묘사하는 찰스 다윈의 스케치이다. 맨 밑바닥에는 하나의 고대 조상이 있고, 그것이 몇 개의 큰 가지로 뻗어 나가다가 다시 작은 가지를 치고,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진화의 모습은 한 그루 나무가 자라는 모습과 비슷해서, ‘생물계통수(生物系統樹)’라 부른다. 최근 한 교과서에서는 다윈주의를 인용해 모든 형태의 생명체는 “먼 옛날에 살았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원형(原型)에서 생겨난 친척”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세 번째 이미지: 에른스트 헤켈의 배아발생도
독일의 생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은 모든 생명체가 공통 조상에서 나왔다는 또 다른 증거로 ‘배아발생도’를 제시했다. 헤켈은 물고기, 도롱뇽, 거북이, 병아리, 돼지, 송아지, 토끼와 사람의 배아 그림들을 나란히 놓고, 그 모두가 발생 초기 단계에는 놀랄 만큼 닮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네 번째 이미지: 잃어버린 연결고리
시조새의 화석은 너무나 놀라운 것이었다. 한 고생물학자는 그것을 “진화의 강력한 상징이 될 수 있는 과거의 신성한 유물”이라고 불렀다. 시조새는 1억 5천만 년 전에 살았던 생물이다. 날개, 깃털, 새의 창사골에 도마뱀 같은 꼬리와 날개에 달린 발톱 때문에 파충류와 현대 조류 사이를 잇는 중간 고리로 불린다.
이 이미지들은 진화에 대해 내가 받은 교육의 출발점에 불과했다. 진화에 대한 공부를 마쳤을 무렵, 나는 다윈의 설명으로 하나님의 필요성이 모두 사라졌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3. 다윈주의를 의심하라
첫 번째 인터뷰: 조나단 웰스 박사 버클리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지질학과 물리학으로 학사를 마쳤고, 부전공으로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예일 대학원에서 종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땄다. 1994년에 다시 버클리 대학에서 분자와 세포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의 연구 초점은 주로 척추동물 발생학과 진화였다.
다시 학창 시절로 되돌아간 심정이 된 나는 진화의 아이콘(밀러의 실험, 다윈의 진화계통수, 헤켈의 배아발생도, 시조새 화석)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진화의 상징들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 상징들은 지금도 많은 생물학 교과서에 등장하여 학생들의 머릿속에 박히고 있다. 나는 시애틀 도심에 위치한 웰스 박사의 ‘디스커버리 연구소’를 찾았다. 나: “박사님은 그 네 가지 상징과 다른 이미지들을 모두 다루시면서 그것들을 ‘진화의 아이콘’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왜 그런 용어를 사용하셨습니까?” 웰스: “과학자에게 다윈주의의 증거를 대라고 하면 거의 누구나 그 네 가지 이미지들을 예로 들지요. 그것들은 우리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과학자들이 그것들이야말로 진화의 증거라고 믿기 때문이죠.”
첫 번째 이미지 - 밀러의 실험
나: “오늘날 그 실험에 대한 과학적 평가는 어떻습니까? 밀러가 조성한 대기 상태는 정확했습니까?”
웰스: “글쎄요. 원시 대기가 어떤 상태였는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원시 대기가 밀러가 조성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에는 의견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밀러는 메탄, 암모니아, 수증기에다 수소가 많이 들어간 혼합물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많은 과학자들은 원시의 대기 상태가 그럴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1970년대 중엽, 벨기에의 생화학자인 마르셀 플로로킨은 밀러의 원시대기론을 바탕으로 한 개념은 ‘폐기되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저명한 생명 기원 연구자들인 클라우스 도스와 시드니 폭스는 밀러가 잘못된 혼합 가스를 사용했음을 확증했어요. 그리고 1995년에 「사이언스」지는 ‘원시 대기가 밀러의 실험에서 가정한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제 전문가들은 그 실험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지요.“
나: “요즈음 과학자들은 원시 지구의 대기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까?” 웰스: “현재 최선의 가설에 따르면, 원시 대기에는 수소가 거의 없었을 겁니다. 수소는 대기권 밖으로 빠져나갔을 테니까요. 아마도 원시 대기는 이산화탄소, 질소, 그리고 수증기로 구성되었을 겁니다. 나: “정확한 대기를 사용해 그 실험을 재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웰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아미노산을 얻지 못합니다. 그건 확실해요. 그런데도 일부 교과서들은 실제 대기를 사용해도 여전히 유기분자들을 얻을 수 있다고 얼버무립니다.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듯 말입니다.”
나: “유기분자들이라구요? 저는 생화학자가 아닙니다만, 그게 생명체의 선구 물질은 아닐까요?”
웰스: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만, 그게 뭔지 아십니까? 포름알데히드입니다! 바로 시안화물 말입니다! 그것은 너무 독성이 강해서 병뚜껑을 열면 그 안에서 나온 포름알데히드 가스만으로도 주위의 단백질이 익어 버립니다. 생명체의 배아를 죽이지요. 포름알데히드와 시안화물이 생명의 기원에 적합한 기질(基質)이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내가 웰스의 이야기를 음미하고 있는 동안 그는 결정타를 먹였다. “그렇게 하면 무엇이 생기는 줄 아십니까? 방부제입니다!”
두 번째 이미지 - 다윈의 진화계통수
나: “다윈이 그 그림을 그린 후 한 세기가 넘도록 계속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의 진화계통수가 입증된 게 아닐까요?” 웰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화석 기록의 도해로서 계통수는 처참한 실패작입니다. 다윈은 한 개체군의 일부가 어떤 조건에 노출되고 같은 개체군의 또 다른 일부가 다른 조건에 노출되면, 자연선택으로 인해 두 개체군이 다른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한 종이 여러 가지 변종을 낳고, 이 변종들이 계속해서 달라지면, 녀석들은 결국 별개의 종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윈의 그림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의 패턴이 된 거지요. 다윈 이론의 핵심 중 하나는 ‘사소하고, 연속적이고, 유리한 변이가 서서히 축적됨으로써’ 자연선택이 일어나되 ‘갑작스럽거나 커다란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나: “박사님 말씀은 진화계통수가 다윈의 생각을 잘 보여주긴 하지만, 과학자들이 화석에서 발견한 물리적 증거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겁니까?” 웰스: “그렇습니다. ‘캄브리아기 폭발’이 그 예입니다. 캄브리아기는 대략 5억 4천만 년 이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질학 시대입니다. 우리는 캄브리아기 폭발을 ‘생물학적 빅뱅’이라고 부릅니다. 그 시기에 지금 멸종한 동물문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대부분의 주요 동물문이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화석 기록에 따르면 캄브리아기 이전에는 일부 해파리, 해면, 벌레들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캄브리아기로 들어서자 갑자기 ‘펑!’하고 빅뱅이 일어난 거죠. 이 시기에 절지동물(현대의 곤충, 게 등이 해당), 극피동물(현대의 불가사리와 성게), 척색동물(현대의 척추동물) 등이 나타났습니다.
포유류는 나중에 나타났지만, 척색동물은 캄브리아기 초기에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윈의 진화계통수와 정반대되는 모습이지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이 동물들이 완전히 발달된 형태로 갑자기 나타난 겁니다. 이것을 두고 고생물학자들은 화석 기록이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단일 사건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한 고생물학자는 다윈의 나무가 실제로 거꾸로 서 있다고 말합니다. 동물들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주요 동물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캄브리아기 폭발은 다윈의 나무를 뿌리째 뽑아 버렸죠.”
세 번째 이미지 - 헤켈의 배아발생도
나: “이 그림들을 처음 보셨을 때, 저처럼 이것이 다윈주의를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웰스: “물론이죠. 그런데 나중에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배아들의 실제 사진과 헤켈이 그린 그림을 비교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헤켈의 그림과 실제 배아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던 거죠. 저는 그 그림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첫 번째 단계의 유사성은 조작된 것입니다. 헤켈은 하나의 목판으로 다른 동물의 배아를 찍어 내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이론을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각 동물의 배아를 따로 그릴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또 실제보다 더 비슷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그림을 조작하기도 했고요.”
나: “놀랍군요! 그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진 건 언제입니까?” 웰스: “1860년대 후반입니다. 헤켈의 동료들이 그를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며 폭로했던 것입니다.” 나: “나머지 두 문제는 무엇입니까?” 웰스: “하나는 헤켈이 표본을 세심하게 선택했다는 겁니다. 그는 척추동물의 7개 강 중에서 일부만 보여줍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배아발생도에는 여덟 개의 서로 다른 동물이 있습니다. 그 중 넷은 포유류지만 모두 태반류입니다. 배아발생도에서 빠진 두 종류의 포유류는 모양이 완전히 다릅니다. 나머지 네 동물은 척추동물의 네 강(파충류, 조류, 양서류와 어류)을 보여주는데, 그가 생략한 나머지 강들에 비해 모습이 서로 비슷합니다. 그는 양서류를 대표하는 것으로 개구리 대신 도룡뇽을 사용했습니다. 개구리는 모습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는 각 강(鋼)에서 결과를 조작하기에 가장 쉬운 동물을 선정한 것이지요.” 조작이라니! 그것은 과학의 규약을 근본적으로 깨뜨리는 일이 아닌가?
나: “그리고 나머지는 뭐가 문제였나요?” 웰스: “발생학자인 내게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헤켈이 주장한 초기 단계의 발생이라는 게 전혀 초기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그것은 발생의 중간 단계에 해당합니다. 좀 더 초기 단계로 거슬러 가보면 배아들은 훨씬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헤켈은 의도적으로 그 전 단계를 몽땅 생략했습니다. 발생학자들은 ‘발생 과정의 모래시계’라는 표현을 종종 합니다. 모래시계의 폭처럼 변하는 배아들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유입니다. 척추동물의 배아들은 세포분열 초기 단계에서 서로 매우 다른 모습으로 출발합니다. 그러나 중간 단계, 물론 헤켈이 초기 단계라고 주장했던 그 시기에 접어들면 배아들은 좀 더 비슷해집니다. 그러나 헤켈이 주장했던 정도의 유사성은 어림도 없습니다. 그 다음 과정에 이르면 배아들은 다시 확연히 달라집니다.”
네 번째 이미지 - 잃어버린 연결고리 시조새 화석
나: “시조새 화석은 파충류와 조류 사이의 간격을 메우고 있지 않습니까?” 웰스: “거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중간 형태 하나로 진화론을 입증한다는 건 아무래도 역부족이죠. 어떻게 해서 파충류에서 조류로 넘어가는지 설명해야 하니까요. 그건 놀랄 만큼 거대한 간격입니다. 오늘날에도 오리너구리 같은 이상한 동물들이 있습니다만 녀석들이 중간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별개의 종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보지요.”
나: “하지만 시조새는 반은 조류, 반은 파충류 아닙니까?” 웰스: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시조새는 깃털이 달린 새입니다. 조류는 생식 체계, 골격 구조, 폐, 체중, 근육의 분포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파충류와는 아주 다릅니다. 시조새는 분명히 새입니다.” 나: “그리고 시조새는 현대 조류의 조상이 아니란 말이지요?” 웰스: “그렇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그 점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차이점이 너무 많거든요. 1985년, 캔자스 대학의 고생물학자 래리 마틴은 시조새는 현대 조류의 조상이 아니라 완전히 멸종한 조류의 일종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나: “대진화가 타당성 있는 이론임을 입증하는 일에 실패했다면, 박사님은 과학의 증거가 무엇을 보여 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웰스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과학이 이성적인 설계자, 즉 절대자의 지적 설계 쪽을 힘 있게 가리킨다고 믿습니다. 배아 발생은 과학자인 내게 ‘설계다!’라고 외칩니다. 캄브리아기 폭발은 진화보다 설계를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증거입니다. 생명의 기원은 설계자가 있다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모든 증거가 다윈주의 관점보다는 설계의 관점에서 볼 때 더욱 잘 맞아 떨어집니다.“
4. 과학과 신앙이 만나는 자리
두 번째 인터뷰 : 스티븐 마이어 박사 주로 분자생물학, 물리학사, 진화론을 집중 연구했으며 생물학 중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과학적, 방법론적 쟁점들을 분석한 논문으로 케임브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5년 동안 마이어는 신생 지적 설계 운동의 가장 박식하고 강력한 대변자 중 한 사람으로 수많은 책을 썼으며,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예일, 베일러, 텍사스 대학과 그 외 여러 곳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나: “박사님은 과학이 유신론을 지지한다고 믿으시지요. 그 근거를 여섯 가지만 들어 주시겠습니까?” 마이어: “새로운 우주론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대폭발 이론과 그에 따르는 일반상대성 이론의 뒷받침 말입니다. 이 두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분명한 시작점이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에너지, 물질, 공간과 시간에 시작점이 있었다고 믿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반유물론적인 믿음입니다. 시간과 공간, 물질과 에너지, 자연법칙을 들먹여 봐야 우주의 기원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상대성 이론은 그러한 영역을 초월하는 원인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두 번째 증거는 ‘인위적 미세 조정’입니다. 이것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던 근본적인 물리 법칙과 매개 변수들이 정확한 수치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수치들이 지금과 같아야 할 본질적인 이유가 없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 모든 법칙들과 상수들이 수학적으로 믿기 어려운 방식으로 모여 우주에서 생명 탄생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우주의 팽창률을 예로 들어 보죠. 그것은 1조×1조×1조×1조×1조 분의 1로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팽창률이 어느 쪽으로든, 조금 빠르거나 조금 느리게 변했다면, 생명을 부양할 수 있는 우주는 없었을 겁니다. 프레드 호일 경은 이렇게 말했지요.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실들을 상식적으로 해석해 보면, 어떤 초지성적 존재가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 끼어들었고, 자연에는 이렇다 할 만한 맹목적 힘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과학이 하나님을 가리키는 세 번째 사례는 생명의 기원과 생명이 생겨나는데 필요한 정보의 기원입니다. 생명은 그 근본에서부터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 정보는 DNA와 단백질 분자에 저장돼 있습니다. 옥스퍼드의 리처드 도킨스는 ‘유전자의 기계어 부호는 신비스러울 정도로 컴퓨터와 유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컴퓨터는 지적 공학자가 만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지요. 컴퓨터 코드든, 상형문자 비문이든, 책이든, 동굴의 그림이든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정보는 지성적 존재의 증거가 됩니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의 모든 세포 속에 있는 정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 다음으로, 다윈주의 자연선택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분자 안에 설계의 증거가 있습니다. 생물 속에 있는 이 통합적이고 복잡한 분자 체계 속에는 신호 전달회로, 정교한 모터, 온갖 종류의 생물학적 회로소자가 있습니다. 분자생물학자 마이클 베히는 이것을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라 부르죠.”
나: “그 논증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마이어: “환원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체계들의 문제는 체계 안의 모든 부분이 다 갖춰지고 긴밀한 조정을 통해 서로 협력하기 전까지는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자연선택으로는 그런 체계가 만들어질 수 없죠. 이 외에 또 다른 놀라운 증거가 있습니다. 바로 캄브리아기 폭발이죠. 캄브리아기에는 20가지에서 35가지에 이르는 전혀 새로운 구조의 몸체를 갖는 생물들이 갑자기 나타납니다. 엄청난 복잡성의 증가인데, 그것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고 이행 단계의 중간 형태가 없습니다. 이것은 설계에 대한 확실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경험상, 정보는 항상 의식적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이 생물들의 몸체를 창조하는데 필요한 엄청난 양의 새로운 생물학적 정보가 지질학적인 어느 한 시점에서 갑자기 주입된 것입니다. 이것은 다윈주의 메커니즘이 내놓을 수 있는 정보량을 훨씬 능가합니다. 다윈주의는 그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나: “좋아요. 저는 여섯 가지 사례를 요청했습니다. 여섯 번째는 무엇입니까?” 마이어: “나는 인간의 의식이 인간 본성에 대한 유신론적 견해를 분명히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자기 반성, 재현 예술, 언어, 창의성 등과 같은 능력이 있습니다. 뇌 속에 있는 물질의 물리적 상호 작용만으로 이런 종류의 의식을 설명할 순 없습니다. 이런 능력은 어디서 왔을까요? 나는 이 문제에서도 유신론이 최선의 설명이라고 봅니다.”
마이어는 의자 끝에 걸터앉더니 절박한 어조로 마무리했다. “여기 초월적이고 지적인 원인을 가리키는 여섯 가지 증거의 앙상블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놀라운 사실입니다! 자연주의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말했던 19세기 과학자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의 발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Ⅱ 창조주를 지지하는 과학적 증거
5. 태초에 설계된 빅뱅이 있었다?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태초에 폭발이 있었다. 그것은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명확한 중심에서 시작해 주위의 대기로 점점 더 퍼져나가는 그런 폭발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동시에 시작되어 태초로부터 서로 떨어져 나가는 물질입자들로 모든 공간을 채우는 폭발이었다. 무한소분의 일 초의 어느 순간, 우주의 온도는 천억도에 달했다. 당시 우주의 온도는 가장 뜨거운 별의 중심보다 더 뜨거웠다. 그 정도 열기 속에선 보통의 물질, 분자나 원자, 심지어 원자의 핵조차도 붙어 있을 수 없었다.” 또 그는, 갈라져 나가는 물질은 음전자, 양전자, 전하와 질량이 모두 없는 중성미자 같은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그 중엔 광자도 있었다. 우주는 빛으로 충만했다.
세 번째 인터뷰: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 박사 ‘미국 철학회’, ‘과학과 종교 포럼’, ‘미국 기독 과학자협회’, ‘시간의 철학회’ 등 9개 전문학회의 회원이며 탈봇 신학교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칼람(Kalam), 우주론적 논증
나: “박사님은 공식적으로 ‘칼람의 우주론적 논증’이라 불리는 유신 논증의 대표적인 옹호자이십니다. 칼람 논증을 간단히 정리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크레이그: “알 가잘리는 칼람 논증을 간단히 세 단계로 이렇게 나누었습니다. 1단계-존재하기 시작한 것에는 원인이 있다. 2단계-우주는 존재하기 시작했다. 3단계-따라서 우주는 원인이 있다.’는 것이죠.”
제1단계-존재하기 시작한 것에는 원인이 있다
나: “박사님은 대전제인 1단계에 대해 어떤 실제적인 증거를 제시하실 수 있습니까?” 크레이그: “먼저 절대적 무(無)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면, 대전제는 직관적으로 명백해집니다. 아무 원인 없이 무에서 무엇인가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은 마법보다 더한 우격다짐입니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끄집어 낼 때는 적어도 마술사와 모자는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무신론에서는 우주가 그냥 무에서 불쑥 생겨납니다. 그러고 나서는 아무 설명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절대적 무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시작이 있는 것은 무에서 불쑥 생겨날 수 없고, 뭔가 그것을 생기게 만든 원인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겁니다.”
나: “반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만, 직관보다 더 실질적인 걸 제시하실 수 있습니까? 뭔가 과학적인 증거가 있을까요?” 크레이그: “물론 이 전제가 옳다는 경험적 증거는 있습니다. 이것은 끊임없이 확증되고 결코 반증되지 않는 원리입니다. 무엇이든 원인 없이 무에서 생겨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지요. 출근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거실에 무작정 말 한 마리가 불쑥 생겨나 카펫을 더럽히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일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제2단계-우주는 존재하기 시작했다
나: “우주가 과거의 어떤 시점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압니까?” 크레이그: “1915년에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 이론을 개발하고, 그것을 우주 전체에 적용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자신의 이론이 정지 상태의 우주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방정식에 따르면, 우주는 바깥쪽으로 혹은 안쪽으로 폭발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는 우주를 정지 상태로 만들기 위해, 우주를 안정 상태로 붙들어 둘 상수를 하나 삽입하는 식으로 자신의 방정식을 손봐야 했습니다. 1920년대 러시아의 수학자 알렉산더 프리드만과 벨기에의 천문학자 조지 르메트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근거한 모델들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에 기원이 있고, 그 이전에는 우주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지요.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은 이것을 빅뱅(Big Bang), 즉 대폭발이라 불렀는데, 그게 공식 이름이 되어 버렸습니다. 192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이러한 수학적 모델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증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먼 은하계에서 우리에게 오는 빛이 정상보다 더 붉어 보인다는 것과 그것이 하늘의 모든 부분에 있는 은하계의 보편적 특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허블은 이러한 적색 이동을 은하계들이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주가 말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흩어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허블의 천문학 관측은 프리드만과 르메트르의 예측에 대한 최초의 경험적 확증이었습니다.”
제3단계-따라서 우주에는 원인이 있다
크레이그: “존재하기 시작한 것은 원인이 있는데 우주가 존재하기 시작했다면, 우주의 기원에는 분명 어떤 초월적 원인이 있다는 뜻이 됩니다. 무신론자 카이 닐슨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갑자기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고 하자. 누군가 내게 <무슨 소리입니까?>라고 묻는데 내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냥 소리가 난 겁니다>라고 대답한다면 어떨까. 그 사람은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의 말이 옳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은 폭발에도 원인이 필요하다면, 대폭발은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피할 수 없는 결론이자 무에서의 창조라는 수천 년 된 유대 기독교 교리에 대한 놀라운 확증입니다. 시공간의 원인은 의지의 자유와 엄청난 능력을 가진 존재, 자존하며 시작이 없고, 초시간적이고, 무한하고, 비물질적이고, 인격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핵심 개념입니다.”
나: “잠깐만, 잠깐만요! 많은 무신론자들은 치명적 모순점을 지적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창조주는 원인이 없어도 ‘자존’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무신론자 조지 스미스는 ‘모든 것이 원인이 있어야 한다면, 신은 그 모든 것에서 어떻게 면제되었는가?’라고 말합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렇게 말했잖아요. ‘모든 것에 원인이 있어야 한다면, 제1원인에도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신은 누가 만들었는가? 이 제1원인이 언제나 존재했다고 말하는 것은 이 이론의 기본 가정을 부인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크레이그: “그런 반론들은 요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칼람 논증의 첫 번째 전제를 이해하지 못한 게 분명합니다. 칼람 논증의 대전제는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가 아니라 ‘존재하기 시작하는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모든 것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저명한 철학자를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을 옹호하기 위해 만든 특별한 변론이 아닙니다. 우주는 영원하기 때문에 원인이 필요 없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온 사람들이 바로 무신론자들 아닙니까? 우주는 영원히 자존할 수 있는데 하나님은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뭐지요?”
6. 물리학은 지구에 박힌 창조주의 지문이다
케임브리지의 물리학자 브랜든 카터는 1973년 한 저명한 과학회의에서 “수많은 우연의 일치와 우주론의 인간중심원리”라는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인간중심원리의 내용은 이러했다. “제멋대로에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모든 물리 상수(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수치, 물질의 고유한 물리적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상수와 모든 물질에 공통적인 보편상수가 있다. 원자의 질량, 녹는점, 전기전도율 등은 물질상수, 진공 속에서의 빛의 속도 등은 보편상수의 예다)들은 한 가지 이상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만약 당신이 생명을 낳을 수 있는 우주를 만들고자 원한다면 그때 그것들이 정확하게 당신이 필요로 하는 숫자들이다.
네 번째 인터뷰: 로빈 콜린스 박사 ‘우주의 미세 조정’이라는 주제를 파고들면서 자신의 전공 분야인 물리학과 철학을 완벽하게 조화시켰다.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 연구원으로 일했고, 그 후 지난 10년 간 미사이어 대학에서 연구, 저술과 강의를 맡아 왔다.
콜린스: “지난 30년 동안 과학자들은 우주의 기본 구조가 생명체의 존재를 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마치 면도날 위에 서 있듯이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수많은 조건들이 너무나 환상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에 그것을 그저 우연 탓으로 돌리거나 설명이 필요 없는 현상으로 우길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맞추어진 다이얼을 보면 도무지 그것을 무작위한 우연으로 볼 수 없습니다. 프레드 호일이 비꼬듯 말한 것처럼 누군가 물리학에 끼어든 것이죠.”
나: “누가 이 사실을 처음 발견했습니까?” 콜린스: “1950년 후반, 호일은 별들 안에서 탄소와 산소가 특정한 비율로 만들어지는 정밀한 과정에 대해 말했습니다. 탄소의 공명 상태를 건드리면, 생명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재료를 얻지 못할 겁니다. 물리학자 하인츠 오버 허머와 그 동료들은 연구 도중 우연히 ‘강한 핵력’(양성자나 중성자 속의 쿼크를 결합하고 원자핵 속에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결합하는 힘)이 1퍼센트만 달라져도 별들 속의 산소와 탄소 생산량에 30배에서 수천 배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별들은 행성들의 생명에 필요한 탄소와 산소를 공급하기 때문에 그 균형이 깨지면 우주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데 훨씬 부적합해질 것입니다.
중성자와 양성자 사이의 질량차도 그렇습니다. 중성자의 질량을 700분의 1만 늘리면 별들의 핵융합이 멈출 겁니다. 생명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사라지는 거지요. 그리고 전자기력이 약간만 더 강하거나 약하다면, 우주 안에 생명체가 산다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매개 변수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우주 안에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 정확히 맞춰져야 할 물리적 또는 우주론적 매개변수들이 수없이 많다고 말합니다.”
우주의 미세 조정만큼 정신이 아뜩해지게 만드는 개념은 거의 없다. 옥스퍼드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는 “원(原)위상-공간 부피(original phase-space volume)"라는 한 매개변수에 101023분의 1에 해당하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펜로즈는 그 수를 쓰는 것조차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다. 우주 전체에 흩어져 있는 소립자의 수보다 더 많은 0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것이 “우주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데 필요한 정밀도”라고 말했다. 「디스커버리」지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우주는 있을 법하지 않다. 정말 있을 법하지 않다. 우주의 존재는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이다.”
7. 우리는 특별히 계획된 행성에 살고 있다
지구의 위치, 크기, 구성, 구조, 대기, 온도, 내부 역학, 그리고 생명에 필수적인 많은 복잡한 순환들(탄소 순환, 산소 순환, 질소 순환, 인 순환, 황 순환, 칼슘 순환, 나트륨 순환 등)은 지구가 어느 정도나 절묘하고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입증해 준다.
다섯 번째 인터뷰: 길레모 곤잘레스, 제이 웨슬리 리처즈 박사 곤잘레스는 천문학과 물리학에서 최우등으로 애리조나 대학을 졸업한 후,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에서 천문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이오와 주립대 조교수이다. 리처즈는 철학과 신학에서 세 개의 석ㆍ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디스커버리 연구소의 부소장이며 신생 지적 설계운동의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나: “과학자들은, 우주 어디든 물이 충분히 오랫동안 액체 상태로 머물 수 있는 곳이라면 지구에서처럼 생명체가 생겨날 거라고 믿습니다. 두 분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시죠?” 곤잘레스: “동의하지 않습니다. 생명체가 생겨나기 위해서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물과 정보를 싣는 생물 분자 구조에서 핵심 원자 노릇을 하는 탄소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갖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인간의 경우 26가지의 핵심 원소가 필요하고, 박테리아도 16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 중간의 생명체들은 16-26가지 사이의 원소들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런 화학 성분들이 필요한 형태로 필요한 만큼 아무 행성에서나 생겨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나: “우리 은하를 이루는 수십억 개의 별들을 볼 때, 생명체로 넘쳐나는 행성들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고 논리적으로 가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곤잘레스: “아닙니다. 그것은 증거에 토대한 논리적 가정이 아닙니다. 대폭발은 기본적으로 수소와 헬륨을 만들어 냈습니다. 최초의 항성들은 그 두 가지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어 더 무거운 원소들이 항성들의 내부에서 합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항성들이 초신성으로 폭발했을 때 이 원소들이 방출되면서 성간물질(星間物質, 별과 별 사이의 공간에 떠 있는 극히 희박한 물질. 성간 가스, 우주진, 유성 물질 따위가 있다)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원소들이 다른 항성들과 합체하면서 더욱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다음 이 원소들이 방출되고 또 방출되면서 결과적으로 항성들은 ‘금속’ 또는 중원소들을 더 많이 함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원소들이 있어야 지구형 행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주에는 세 종류의 은하가 있습니다. 우리 은하 같은 나선은하(螺旋銀河, 공 모양의 중심부와 그 주위에 ‘나선(모양의)팔’이 감겨진 것처럼 보여 팔랑개비를 닮았다)가 있는가 하면 달걀 모양의 타원은하도 있고 모양이 제멋대로 뒤틀려 있는 불규칙은하도 있습니다. 우리 은하 같은 나선은하가 생명체의 거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안전지대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은하마다 별의 생성 정도가 다릅니다. 성간가스(별과 별 사이의 공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체. 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원자와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가 모여 별과 성단(星團),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질량이 큰 별들이 만들어집니다. 별이 활발하게 생성되는 장소는 매우 위험합니다. 초신성들의 폭발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 은하에서 그런 장소들은 주로 나선 팔 부위에 위치합니다. 그곳에는 위험하고 거대한 분자운(分子雲, 우주 공간에서 산소, 수소, 탄소, 질소 따위가 결합하여 복잡한 분자를 이루고 있는 구름 모양의 천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는 궁수자리와 페르세우스자리라 불리는 나선팔 사이에서 안전하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험한 장소인 은하의 핵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은하의 중심에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허블 천체망원경은 인근에 있는 거의 모든 은하의 핵에 커다란 블핵홀이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대부분의 블랙홀들은 무엇이든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속으로 떨어지면 갈가리 찢어집니다. 그리고 많은 양의 고에너지가 방출되고, 은하 내부에 있는 모든 것이 높은 수치의 방사선에 노출될 겁니다. 생명체에게는 매우 위험한 일이죠. 은하의 중심 또한 더 많은 초신성의 폭발도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나선은하의 구성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나갈수록 달라집니다. 중심으로 갈수록 중원소가 더 많습니다. 은하의 역사상 중심부가 별의 생성이 더욱 왕성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심부에서는 더욱 빨리 수소와 헬륨으로 중원소들을 만들 수 있었던 반면, 은하의 바깥쪽 원반에서는 별의 생성이 느리게 이루어져 중원소들의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반의 바깥지역에는 지구형 행성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은하의 얇은 원반 덕분에 태양이 현재와 같은 바람직한 원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빠뜨려선 안 됩니다. 태양이 원에서 벗어난 타원궤도를 그린다면 나선 팔을 가로질러 은하의 위험한 내부지역까지 들어가게 되겠지만, 원 궤도를 돌기 때문에 안전지대에 머물 수 있습니다. 이 모두가 더해져서 생물이 살 수 있는 행성이 가능한, 좁다란 안전지대가 만들어집니다.”
나: “타원은하에도 생물이 살 만한 가능성이 없습니까?” 곤잘레스: “타원은하에는 지구형 행성이 있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별들이 은하내의 모든 지역을 지나치기 때문에 때로는 위험하고 밀집된 은하 내부까지 들어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 안에는 블랙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타원은하에는 지구형 행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원소들이 없습니다. 우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질량이 작은 은하들 중에는 지구형 행성이 단 한개도 없는 것들이 허다합니다. 수백 수천 개의 별들이 모여 있지만 지구형 행성은 하나도 없는 구상성단도 이와 같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요점이었다. 대부분의 은하가 타원은하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 “그렇다면 마지막 범주인 불규칙은하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곤잘레스: “불규칙 은하는 상황이 더 나쁩니다. 뒤틀리고 찢어져 있고, 도처에서 초신성들이 폭발하고 있지요. 거주 가능성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최고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구형 행성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구성요소가 있으면서도 생명체에 대한 위협은 아주 낮은 곳에 있으니까요. 이곳만큼 생명체에 친화적인 장소는 없습니다.”
8. 다윈에게는 세포가 블랙박스였다
여섯 번째 인터뷰: 마이클 베히 박사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대학과 국립보건 연구원에서 박사 후 과정 연구를 한 후 1985년에 리하이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DNA 염기 서열」외 과학 잡지에 40편이 넘는 논문을 실었다.
‘블랙박스’는 흥미롭지만 모르는 체계나 기계를 묘사할 때 과학자들이 쓰는 용어다. 나: “다윈에게 블랙박스는 세포였군요.” 베히: “그렇습니다. 다윈 시대의 과학자들이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세포는 핵에 해당하는 검은 점이 있는 작은 젤리 덩어리처럼 보였지요. 세포는 나눠지고 돌아다니는 등 흥미로운 일들을 할 수 있었지만, 과학자들은 세포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세포를 깊이 탐구할수록 더욱 단순한 구조를 발견하게 될 거라고 추측했지요. 그러나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지요. 우리는 생명의 밑바닥까지 살펴봤습니다. 분자 차원까지 이른 겁니다. 그런데 그 끝까지 생명은 복잡했습니다. 우리는 세포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복잡하다는 것과 적당한 모양과 힘을 갖고 적당한 상호작용을 하는 마이크로 기계들에 의해 가동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계들의 존재는 다윈 자신이 제시했던 하나의 시험에 도전합니다.”
나: “시험이라니요?” 베히: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많은 연속적인 작은 변이들에 의하여 생겨날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器官)의 존재가 증명된다면, 나의 이론은 그날로 무너질 것이다.’ 그 말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라는 내 개념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체계나 장치를 구성하는 수많은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작동해야만 제 임무를 감당할 수 있고 그 요소 중 하나만 빠져도 더 이상 기능하지 않을 경우, 그 체계는 환원불가능하게 복잡하다고 말합니다. 환원불가능하게 복잡한 체계가 다윈주의의 진화과정을 통해 하나씩 만들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습니다. 그 체계가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그 체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다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의 실례를 요청하자 그는 즐겨 사용하는 “세포내 수송체계”를 예로 들었다. 베히: “세포는 안의 모든 내용물이 출렁거리는 간단한 수프 주머니가 아닙니다. 진핵 세포(박테리아를 제외한 모든 생물의 세포) 안에는 마치 집안의 방들처럼 수많은 칸막이 방이 있습니다. DNA가 있는 핵,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을 처리하는 소포체, 다른 곳으로 수송되는 단백질의 중간역인 골지체, 폐기물 처리장치인 리소좀, 세포 밖으로 내보내질 화물을 저장하는 분비소포, 지방의 물질대사를 돕는 페록시좀이 있습니다. 각 방에는 벽이 있고 문이 달린 방처럼 막으로 밀폐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하나에는 네 개의 칸막이 방이 있습니다. 그것들을 다 더하면 각 세포에 있는 칸막이 방은 스무 개가 넘습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오래된 성분을 제거하고 새로운 성분들을 만들어 냅니다. 새로운 성분들은 딱 한 방에서만 일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새로운 성분들은 세포 속 중간에 위치한 리보솜에서 만들어집니다.”
리보솜은 1백만 개 이상의 원자를 담고 있는 커다란 분자가 50개 정도 모인 집합체인데, 덴튼은 이것을 DNA의 지시에 따라 어떤 단백질이라도 합성해 내는 자동화 공장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정확한 유전 정보만 주어지면, 리보솜은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모든 생물학적 기계를 만들 수 있다. 다른 리보솜은 물론, 아무리 복잡한 기계라도 거뜬히 만들어 낸다.
베히: “리보솜만 놀라운 게 아닙니다. 이제 새로 만들어진 성분들이 제몫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녀석들을 올바른 방에다 집어넣는 큰일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복잡한 체계가 필요합니다. 우선 밀폐되어 있고 모터가 달린 분자 트럭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녀석들이 여행할 수 있는 작은 고속도로가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 어떤 부품이 어떤 트럭에 실리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각 부품은 특정한 방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지나가는 아무 단백질이나 잡아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니 단백질을 올바른 분자 트럭에 태우기 위해서는 단백질에 어떤 표시 -일종의 티켓- 가 달려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트럭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말은 트럭 자체에 신호기가 달려 있고 트럭이 화물을 내려야 하는 칸막이 방에도 보조 신호기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트럭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트럭에서 화물을 꺼내어 칸막이 방에 집어넣을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구성요소들이 서로 알아보고 물리적으로 칸막이를 열어 화물을 방안으로 집어넣는 능동적 과정입니다. 수 많은 요소들이 있고 그 모두가 제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됩니다. 신호기가 없으면, 트럭이 없으면, 일이 제대로 될 가망이 없습니다. 이 미시적 운송체계가 오랜 세월에 걸친 점진적 변이로 자동 조립 되었을 것 같습니까? 나는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습니다. 세포내 수송 체계는 설계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복잡하게 상호 작용을 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는 원리는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지성입니다. 진화론자들은 자연선택을 제안하고 있지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거의 혹은 전혀 없습니다. 나는 과학은 모든 것이 자연 법칙으로 작동한다고 가정해야 하고 지적 설계는 과학 활동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불평을 가끔 듣습니다.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내가 볼 때 과학의 목적은 사물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과학은 유물론적 설명이 아니라 진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역사의 위대한 과학자들, 이를테면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과학의 임무가 자연주의적 방식으로 자연을 설명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최근에 나온 생각이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지난 50년 동안이나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증거들이 발견되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9. DNA는 인간 창조의 설계도이다
1953년,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발견한 것은 ‘생명의 언어’가 저장된 데옥시리보핵산(DNA)의 이중나선으로, 이로 인해 그들은 노벨상을 받았다. 그 후 50년이 넘도록 과학자들은 우리 몸속에 있는 100조 개의 세포 안에 단단히 말려 있는 180센티미터의 DNA를 연구하면서, 그것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유전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 경탄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이 마침내 인간 게놈의 30억 개 염기서열의 지도를 완성했다고 선언했을 때 신에 대한 언급이 넘쳐난 것은 당연해 보였다. 클린턴 대통령은 과학자들이 “하나님이 생명을 창조한 그 언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고, 인간 게놈프로젝트 책임자인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는 DNA가 “이전에는 신에게만 알려졌던, 우리 자신의 사용설명서”라고 말했다.
일곱 번째 인터뷰: 스티븐 마이어 박사 디스커버리연구소 과학과문화센터의 책임자 겸 수석연구원이다. 팜비치애틀랜틱대학에서 과학의 개념적 토대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한 그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생물학 중 생명기원 분야의 과학적, 방법론적 쟁점들을 분석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DNA와 생물학적 정보의 기원에 관한 책도 여러 권 저술했다.
마이어: “컴퓨터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냐고 학생들에게 물으면 학생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새로운 정보 코드를 줘야 합니다.’ 생물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생물이 새로운 기능이나 구조를 얻으려면, 세포 어딘가에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세포의 중요한 요소들(주로 단백질)을 만드는 법에 대한 지시가 필요한거지요. 우리가 알다시피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법을 세포의 기계장치에 알려주는 디지털코드의 창고입니다.”
나: “DNA 안에 있는 ‘정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을 말합니까?” 마이어: “우리는 스물여섯 개, 스물두 개, 혹은 서른 개의 알파벳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서 쓰이는 0과 1의 이진부호처럼 두 문자만으로도 정보 전달이 가능합니다. 20세기의 가장 비범한 발견 중 하나는 DNA가 4문자의 디지털코드로 정보 -단백질 조립에 대한 상세한 지시- 를 저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문자들은 아데닌(adenine), 구아닌(guanine), 시토신(cytosine), 티민(thymine)이라는 물질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A, G, C, T로 나타내는데, 유전 텍스트에서 알파벳 문자처럼 기능합니다. 이 네 가지를 ‘염기’라 하는데 이것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다른 배열의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요소)들을 만들라는 지시가 세포에게 전달됩니다. 단백질들은 세포에서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분자입니다. 그것들이 없이는 생명이 있을 수 없습니다. DNA는 일차원 아미노산의 서열을 만들어 내어 삼차원 모양의 단백질을 창조합니다.”
나: “박사님은 그 정보의 존재가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마이어: “세포 안에 있는 정보는 지적 행위자의 활동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믿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연구하거나 화석기록에서 발견하는 가장 단순한 세포조차도 DNA에 저장된 정보나 다른 형태의 정보운반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보가 늘 의식적 활동과 관련되어 있음을 경험적으로 압니다. 현재 생물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보 혁명은 다윈주의와 화학진화론에 조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물질과 에너지에만 의존하는 자연주의적 이론들은 정보를 설명하지 못할 겁니다.
캄브리아기 폭발은 생물의 복잡성이 거짓말처럼 비약적으로 도약했음을 보여 줍니다. 화석기록상의 어떤 조상도 없이, 기겁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복잡한 생물들이 지질학적으로 볼 때 눈 깜짝할 사이에 등장합니다. 이 모두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생물의 느리고 점진적인 발달을 예측한 다윈주의와 완전히 반대됩니다. 이 사실을 지성 외의 다른 무엇이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결론은 분명합니다. 지적존재가 유전암호에다 네 가지 화학문자로 자기 존재의 증거를 새겨 놓은 것이죠. 창조주가 모든 세포 위에 자신의 서명을 해 놓은 것입니다.”
10. 맹목적인 물질이 진화하면 ‘마음’이 만들어질까?
다윈주의자들에 따르면, 물리계가 세상에 존재하는 전부다. 인간의 뇌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하여 처리능력이 늘어났다. 뇌가 어떤 수준의 구조와 복잡성을 갖추게 되었을 때, 인간은 ‘의식을 갖게’ 되었다. 주관성, 감정, 희망, 관점, 자기인식, 자기 관찰, ‘내면의 자아의 숨겨진 목소리’가 갑자기 생겨났다. 다윈 옹호자 토마스 헉슬리는 말했다. “마음[또는 의식]은 물질의 기능 중 하나로, 물질이 특정 수준의 조직화를 이룰 때 얻게 된다.”
여덟 번째 인터뷰: J.P. 모어랜드 박사 미주리 대학에서 과학 훈련을 받았고 화학 학위를 땄다. 콜로라도 대학이 핵화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특별 연구원 자리를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하고 댈러스신학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남가주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그는 탈봇 신학교에서 대단히 존경받는 철학 교수이며 심리철학을 포함한 여러 주제를 가르치고 있다.
내면의 은밀한 마음
나: “의식과 자아가 뇌의 물리적 작용에 불과하지 않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모어랜드: “실험 자료가 있습니다. 신경외과의 와일더 펜필드는 간질환자들의 뇌에 전기자극을 주어 그들의 팔다리를 움직이게 하거나, 머리나 눈을 돌리게 하거나, 말을 하게 하거나 침을 삼키게 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의 반응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습니다. ‘내가 한 거 아닙니다. 의사 선생님이 하신 거예요.’ 펜필드에 따르면, ‘환자는 자기 자신을 자기 몸과 분리된 별도의 존재처럼 생각’합니다. 펜필드는 대뇌 피질을 꼼꼼히 살펴본 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기자극으로 환자가 어떤 것을 믿거나 결정을 내리게 만들 수는 없다.’ 그것은 그러한 기능들이 뇌가 아니라 의식적인 자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많은 후속 연구로 이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로저 스페리와 그의 팀은 뇌의 우반구와 좌반구 사이의 차이를 연구하면서 마음이 뇌의 활동과는 다른 독립적이고 인과적인 힘을 갖는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 발견 때문에 스페리는 유물론이 틀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의식은 내 내면의 은밀한 것입니다. 나는 그저 자기 관찰을 통해 스트로벨 씨나 의사나 신경과학자는 알 수 없는, 내 마음에서만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자는 나보다 내 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겠지만, 내 마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선 알고 싶으면 내게 물어봐야 합니다.”
영혼의 실재
나: “영혼과 의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개념화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모어랜드: “맞습니다. 내 몸은 보이지만 영혼과 의식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또 다른 구분입니다. 요점은 이겁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몸을 연구해서 그들에 대해 배우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에 대해 열정을 갖는지,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는지 등을 발견함으로써 그들에 대해 알게 됩니다. 사람들의 몸을 보면 그들이 운동을 좋아하는지는 알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건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들에 대해 알려고 할 때 그들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합니다.
내게는 의식과 몸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 그것이 내 결론입니다. 나는 행동이나 말을 통해 내가 스스로 드러내지 않으면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자아’, 또는 ‘나’입니다. 나는 ‘자아’ 또는 영혼이고 그저 뇌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겐 자유의지가 있습니다. 철학자 제프리 메델은, ‘의식의 출현은 신비이고, 유물론은 그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무신론자 콜린 맥긴도 동의합니다.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물질이 어떻게 의식의 근원이 될 수 있을까? 진화가 어떻게 생물의 세포조직이라는 물을 의식의 포도주로 바꿨을까? 의식은 대폭발(Big Bang)의 여파로 예상되지 않은, 우주에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인 듯하다. 그렇다면 의식은 그 이전 것으로부터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건 무에서 유를 얻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핵심문제입니다. 무한한 마음에서 출발하면 유한한 마음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건 말이 됩니다. 하지만 생명이 없는 맹목적인 무생물에서 시작해 마음이 불쑥 생겨났다는 발상은 말이 안 됩니다. 이 점은 많은 무신 진화론자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나는 심신 논쟁을 깊이 있게 검토한 철학자 로버트 어그로스와 물리학자 조지 스탠시우의 다음과 같은 결론이 떠올랐다. “물리학, 신경과학, 그리고 인본주의 심리학은 모두 마음이 물질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동일한 원리에서 만난다. …물질이 언젠가 마음을 설명할 수 있을 거라는 헛된 기대는…납에서 금을 만들어 내려는 연금술사의 꿈과 같다.”
11. 이 탁월한 설계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별이 총총 빛나는 하늘의 경이로운 광경을 보고 경이감을 느끼거나, 초월성에 대해 인식하는 등 영적으로 매우 중요한 경험을 한다. 그러나 멀리서 가물거리는 별빛 자체가 마음의 동경을 낳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이미 그 자리에 있던 것을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그것은 영적 깨달음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해서 우리의 공허함을 드러내 주고, 우리의 빈자리가 채워질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채워질 수 있는지 묻게 만든다. 점선 잇기 놀이를 할 때처럼, 내가 조사한 여섯 가지 과학 분야의 증거 하나하나는 창조주의 정체를 드러내는 단서가 되었다. 크레이그가 인터뷰에서 말한 것같이, 우주론의 증거에 따르면 우주의 원인은 자존하며 언제나 있었고, 시간을 초월하고, 비물질적이고, 의지의 자유와 엄청난 능력을 갖춘 인격적인 존재가 분명하다. 콜린스는 물리학 영역에서 창조주가 지적인 존재이고 대폭발 이후에도 피조세계에 계속 개입했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신앙이 증거가 가리키는 동일한 방향으로 내딛는 합리적인 발걸음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신앙은 과학과 역사의 사실들이 하나님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한 차원 더 나간다. 신앙은 그 사실들에 반응하여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다. 그것은 탄탄한 증거의 도움으로 확실하게 보장된 발걸음이다. 우리가 설계자라는 추상적 개념을 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분을 우리의 설계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할 때, 그분을 우리의 진정한 하나님으로 모실 때, 우리는 그분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정표를 목적지로 오해한다면, 우리의 소망과 갈망을 온전하게 추구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결국 의미를 향한 우리의 갈급함은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