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24 2014
Piano (1993)
실다이
2015. 6. 3. 13:14
Piano (1993)
19세기 말. 여섯 살 된 에이다가 어느 날 말을 하지 않자, '불길한 재능'을 지녔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아버지. 그 딸이 애비 없는 자식을 낳아 기르던 중 손녀딸 '플로라'가 아홉 살 되던 해에 20대의 딸을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을 보낸다.
뉴질랜드에 정착한 신랑감은 '신도 말 못하는 피조물을 사랑하신다'며 아가페적인 사랑의 정신으로 모녀를 식구로 받아들였지만, 정작 그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 햇볕도 바람도 물도 만들지 못하면서 고작 씨앗을 뿌리기만 하는 그가 땅을 소유하려 집착하는 동안, 아내의 사랑은 피아노 건반의 진동처럼 촉감을 타고 변주를 시작하여 그 음들의 어우러짐에 흔들리다가, 손에 닿는 열정을 듣고 사랑을 준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의 목소리를 온몸으로 말한다, 그를 사랑하겠다고!
남편 스튜어트가 딴남자 '베인스'를 사랑하는 아내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버리고는 '내 사랑은 진심이다, 당신 날개를 잘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인가에 사로잡힌 고통, 그리움병으로 시름시름 앓던 '베인스'는 '에이다'의 가정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마을을 떠나려고 한다. 결국 베인스와 에이다는 딸과 함께 새땅으로 함께 간다, 피아노를 싣고 바다를 건너.
바다에 묻고 가야해, 버려!
'스튜어트'가 내리친 도끼에 패여버린 피아노를 바다에 묻고, 떠나간 그들은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새 피아노를 새 손가락으로 연주하며, 호응하는 소리를 느끼는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