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Boys Life] 용기, 괜한 & 뻔한 & 핫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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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년의 삶(This Boy's Life, 1993)드라마 115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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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년 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미국이 '꼴같잖은 수퍼맨 신드롬'에 빠진 시절, 이혼한 엄마 캐롤라인과 함께 꿈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았다. 그러다가 실직한 엄마에게 열정적으로 구혼해 결혼에 이른 드와이트(로버트 드니로 분. 외진 촌에서 자녀 셋을 키우며 자동차 정비를 하는, 돈 좀 번다고 허세 부리고 군림하는)의 집에서 지내며, 점점 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기를 발견한다. 엄마와 정착한 마을의 또래들과 괜히 수퍼맨을 흉내내볼 요량을 피워보기도 하고, 10대에게 허용하지 않은 어른들의 뻔한 행동을 흉내내며 10대를 건너뛰고 싶어하기도 한다.
캐롤라인은 부잣집 마나님과 재혼하겠다는 남편에게 버림받아도 둘째 아들을 떠맡아 씩씩하게 살아갔고, 남자친구에게 '얻어터지자' 그를 훌훌 떠났으며, 재혼한 드와이트가 토비에게 부당한 행동을 해도 "심판 같은 거 안 봐" 하고 선을 긋고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드와이트가 '눈을 맞추는 관계'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태도로 일상에서 늘 토비와 티격거리길 3년여간 지속하자, 토비가 그와 따끔한 맞짱을 뜨던 날 아무 대책이 없었지만 '그냥' 돌아서서 집을 떠나 결코 돌아보지 않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부당함에 맞서지 않으면 영원히 자신을 잃게 된다. 자기를 잃지 않으려면, 이런 사진의 풍경 하나를 얻기 위해 삶을 송두리째 바치지 않는다. 인생은 늘 '모험'이라 생각하고, 삶에 뛰어들 때의 '용기'는 상식을 뛰어넘어야 하며, 모든 일엔 '최초'가 있기 마련이므로 '아닌 것'은 적절한 타이밍에 내던져버리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거다. 자기랑 다른 면은 죽도록 쪼아버리는 '닭대가리들'의 획일지향적 태도에, 나다움의 자유로움을 희생시키지 않는 거다. 자신을 지키는 건 그런 거다.
그렇게 용기를 내다보면,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서 최초로 발딪고 서서 버텨야 할 일을 만나게 된다. 낯선 풍경을 보고 두려워하며 뒷걸음질 치는 친구들이 모두 떠나버린 불면의 밤을 지나, 막막한 아침 햇살에서 꿈의 자락을 다시 잡아야 한다. 입에 풀칠 하나 못한다고 안쓰러워하는 눈초리에 긁힌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려야 한다. 왜 '아니야' 하고 소릴 질렀는지 이해할 수 있을만큼 선택의 테두리가 넓혀질 때까지 사회의 바깥에서 차가움을 온 몸으로 데우고 있어야 한다. 세상이 변해서 도달해야 할 그 곳에서 뱃심으로 사는 삶이란 게, 용기란 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