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출처 : DAUM 영화, 실록 연합적군 (2007) 実録・連合赤軍 あさま山荘への道程 United Red Army |
‘아사마 산장’ 사건을 소재로 일본의 혁명을 좇던 학생운동이 파국에 이른 계기와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영화 ‘실록 연합적군’은 2007년에 제작(와카마츠 코지 감독, 190분)되었고, 2008년 5월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올려졌다.
혁명전사를 꿈꾸던 젊은이들이 동지 간에 린치, 살인, 인질극을 벌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변혁’을 위해 ‘너의 변혁’을 촉구하지만, ‘나의 변혁’을 금기시하거나 조직을 성역화 할 때, 정작 무덤화 되고 마는 것이 무엇인지 영화 ‘실록 연합적군’은 또렷하게 말한다.
60년대 일본 안보투쟁을 시작으로 전공투 노선이 형성되었고, 시노미 다카야는 ‘적군파’를 결성하였다. 1972년 당시 학생운동의 상징적 단체였던 이 ‘적군파’의 다섯 젊은이들은 눈 덮인 산장 점거투쟁에서 경찰과 10여 일간 대치하며 농성을 벌이다 체포된다.
가토 삼형제 중 첫째 가토는 당시 20대 초반의 적군 간부였으며 19세와 16세가 된 자신의 두 동생들을 데리고 적군파 산악훈련에 참가한다. 그러나 훈련, 이론학습, 점거농성 내내 첫째 가토는 조직원의 질투에 의해 총괄(자아비판)을 요구받고, 그의 연인은 혁명의 장소를 연애로 더럽혔다는 이유로 지도부의 총괄을 요구 당하다가 집단구타(숙청) 당한다. 셋째 가토는 끝까지 적군을 떠나지 않다가, 경찰 투입 직전 눈물을 쏟으며 소리친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용기가 없었어! 다들 용기가 없었단 말이야!"
개인은 약하고 조직은 강하나, 세력만 의지하면 도리어 재화가 따르는 법이다. 연약한 개인이 모여 만든 강철 같은 조직이 잘못되고 있을 때 조직원들은 다양한 태도를 보인다. 초심을 잃은 조직이 극단의 상황으로 가거나 막장의 그림자마저 드리워졌을 때, 조직 이데올로기 뿐 아니라 조직까지 깰 수도 있다는 용기로 내부비판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일본 적군파 200여 명이 희생될 즈음, 시게노부 후사코는 열성적인 극소수와 1971년 7월에 중화인민공화국 모택동 주석의 사상을 표방하며 연합적군을 결성하였다. 40여 명의 지도부와 로드 공항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으며, 2001년 4월 검거 상태에서는 적군파의 해산을 선언하였다. 조직을 해소해도 운동은 멈추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용기, 그녀에게서 엿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