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정신건강 보듬는 프로그램&행사
우리 아이 정신건강 보듬는 프로그램&행사
자녀의 성장단계별로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가 다르듯 자녀의 정신적 성장단계와 심리적 상태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 인터넷 중독, 잘못된 교우 관계, 성적에 대한 부담 등으로 지친 자녀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건 어떨까. 상담치료는 물론 영화, 뮤지컬, 미술 등을 치료·치유 도구로 삼아 심리적 안정과 정신건강에 도움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들을 모아봤다.
- ▲ ①③ 가족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공연 장면. ② 송파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는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는 미술치료 상담을 한다. ④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공연 장면.
■부모의 관심으로 자녀의 정신건강 지킬 수 있어
각 구에 마련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는 학습 및 진로 등과 연관한 청소년들의 고민과 갈등을 해소해주기 위해 다양한 상담과 놀이치료를 진행하는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들은 전문상담사와 일대일 상담을 하거나 성격·지능검사 등의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송파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02-449-0500, 송파구 문정2동 150-8)는 청소년이 처한 문제나 상황에 따라 상담·미술·놀이 치료 등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아름 송파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가는 "미술치료나 놀이치료를 하다 보면 상담받는 청소년의 심리적 문제점들이 자연스럽게 표출돼 치료 효과가 높다"고 한다. 이어 "센터를 방문하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중·고등학생은 물론 영·유아까지 다양하다"며 "부모 스스로 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나 그 보호자라면 누구나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02-2285-1318)를 비롯한 목동(2646-8341)·강서(2649-1318)·서초(584-9128)·강남(2226-8555) 등 각 구의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 전화 문의하면 된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경기도 일대를 순회하며 열리는 정신건강축전이 오는 6월 고양시에서 개최된다. 정신건강축전은 정신건강과 연관한 연극제·미술제·무료 그림 진단 등을 통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다. 이번 고양시 정신건강축전(031-969-2333)에 마련된 연극제는 15일 오후 3시 고양어울림누리에서 뮤지컬 '4번출구'를 공연하는 것으로 꾸며진다. 등장인물들이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자살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극복한다는 내용이다. 6월 1~3일 오전 10시~오후 4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1층 로비에서는 '정신건강 미술제'가 열린다.
■인터넷 중독 해결, 영화로 정신건강 돕는 프로그램도 있어
인터넷을 못하게 할 경우 자녀가 초조해하거나 화를 낸다면 인터넷 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02-2250-3192, 중구 신당동 292-61)은 7월부터 인터넷 중독 위험에 빠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치료 프로그램 '인터넷레스큐스쿨'을 운영한다. 11박 12일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참가 청소년에게 인터넷과 단절된 공간에서 인터넷 중독 원인 평가와 개인·집단 상담, 그리고 래프팅·암벽등반 등의 체육활동을 제공한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가 인터넷 중독에 빠지게 된 원인을 알아보고 효과적 대처법을 배울 수 있는 '부모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인터넷 중독 치료에서 가족 협조가 특히 중요하다"며 "인터넷을 대체할 다른 활동을 마련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 한국청소년상담원 홈페이지(www.kyci.or.kr)에서 참가 신청할 수 있다.
한국영상응용연구소(02-6402-4255, 강동구 암사동 496-18 2층)는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개인의 상황과 연계해 정신적 문제 해결을 돕는 '힐링 시네마(healing cinema)'를 운영한다. 주로 교우 관계로 고민하는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2시간 동안 영화를 관람한 후 영화 속 캐릭터를 자신의 상황과 연계시켜 문제 해결점을 찾도록 돕는다. 전화 또는 홈페이지(www.healingcinema.co.kr)로 상담 예약 가능하다.
■공연으로 마음의 위로 찾아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공연을 통해 교훈과 치유 효과를 얻는 것도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6월 12일까지 용산구 전쟁기념관 문화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가족뮤지컬 넌 특별하단다(02-322-4111)는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홍경숙씨는 "점수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는 존재의 소중함을 알리는 내용을 담았다"며 "어린이나 청소년 관객이 자신의 존재가 소중하듯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도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02-744-4334)은 청소년들의 현실을 뮤지컬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제 막 성(性)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과 이를 억압하려는 어른들이 대립하며 야기되는 소통의 부재와 반항하는 10대들의 모습을 담았다. 청소년들에게 성적 호기심을 무조건 숨기고 다그치기보다는 올바른 성의 가치관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6월 3일부터 9월 4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글=김보람 기자ㅣ사진=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