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

[이대우] 눈이 오네요

실다이 2010. 12. 8. 00:14

 

 

눈이 오네요

 

 

눈이 오네요

내 그리운 그 사람의 웃음소리 같이

그 사람이 사랑하던 들길의 풍경 같이

나를 위한 그 사람의 소중한 기도 같이

 

눈이 오네요

그 사람이 자주 부르던 노래 같이

못 잊을 그 사람 따뜻한 체온 같이

그 사람 마시던 찻잔의 은은한 향기 같이

 

눈이 오네요

나 죽으면 피어날 꽃의 이름 같이

영원으로 같이 덮을 속삼임의 마중 같이

다시는 춥지 아니할 우리 영혼의 만남 같이

 

 


 

 

거짓말이었습니다

 

 

지독한 몸살 끝에

잊어야 했습니다

 

잊어야 산다고 하기에

잊어야 했습니다

 

못 잊으면 죽는다 하기에

잊어야 했습니다

 

안 잊고 못 살 것 같았는데

잊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이었습니다

죽어서도 못 잊을 사람을

어찌 사랑아서 잊겠습니까

 

 


 

 

낙타의 도시락

 

 

꼴 보기 싫은 죄 짐 같은

낙타의 혹 두 개

 

이걸 본 선인장이 놀리듯 물었다

 

-뜨거운 사막을 죄인처럼

혹을 지고 가는 낙타야,

네 도시락 어디 있니?

 

낙타가 말했다

 

-바로 등에 혹 두 개가

소중한 내 도시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