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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소설가
실다이
2010. 8. 13. 09:35
시인은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를 보면서 뜨거운 감정이 불타는 반면
소설가는 옛 사랑의 팬티를 벗기고 뼈와 살이 타는 그 밤을 해부하면서 만끽한다.
시의 진실은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는 듯 한 아련한 향수에서 발견할 수 있으나
소설의 진실은 시궁창이 흐르는 하수도에 들어간 한 송이의 장미꽃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시인은 욕심이 없어야만 감각 너머의 신비로운 세계를 보고 들을 수 있으나
소설가는 욕심이 있어야만 감각 안의 일상적인 세계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시인은 영원불멸의 꿈길을 달리는 반면
소설가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을 달린다.
모나리자의 슬픔을 간직한 눈동자와 기쁨을 머금은 미소가 한곳에서 찬란하게 빛나듯이
서로 대립되는 꿈과 현실이 만나야만 위대한 작품은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