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함과 불공평함
공평하지도, 불공평하지도 않아요.
보보는 아침으로 샐러드를 먹고요.
띠띠는 맨발에 운동화를 신네요.
닝닝은 학교 갈 때 한 발로 뛰어가요.
모모는 늘 손가락을 귀에 넣고 잠을 잡니다.
쿠기는 시끄러운 하드록 음악을 즐겨 들어요.
리아는 롤러 블레이드를 싫어하고요.
치치는 발톱에다 검정 매니큐어를 칠하지요.
왕을 뽑는 케이크 놀이
보보 생일날, ‘리아가 왕을 뽑는 케이크 놀이’ 를 하자고 했어요.
자기가 고른 케이크 속에 인형이 있으면 왕으로 뽑히고 선물도 받지요.
어느 케이크 속에 인형이 들어 있을까?
보보, 띠띠, 쿠기, 모모, 리아 다섯은 케이크를 꼼꼼히 살펴봅니다.
리아가 먼저 케이크 한쪽이 조금 튀어나온 것을 알아챘어요.
보보도 같은 조각에서 인형 손가락이 살짝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아직도 살펴보고 있네요.
하지만 결국, 모두가 똑같은 조각을 골랐어요.
이제 케이크를 골고루 나눠 먹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싸움을 멈추려고 아이들은 좋은 생각을 해냈어요.
쿠기가 식탁 밑으로 들어가서 누가 어떤 쪽을 먹을지 말하는 거예요.
케이크를 볼 수 없으니 속임수를 끌 수도 없지요.
당연히 공평하겠지요.
‘공평하다’는 것은 ‘똑같다’는 뜻인가요?
‘똑같은 나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불공평한 축제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애는 선물을 많이 받는데 어떤 애는 한두 개 정도밖에 못 받고요.
또 한 아이는 아주 큰 선물을 받는데
다른 아이는 아주 조그만 선물을 받기도 하거든요.
똑같은 나라 사람들은 이 불공평을 없애려고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 11월이 되면 모든 부모들에게 편지가 날아와요.
아이들 나이에 따라 내용이 달라요.
편지에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에게 줄 선물이 자세하게 써있습니다.
아이들 나이에 따라 내용이 달라요.
올해, 여섯 살부터 여덟 살 남자애들은
쾌걸 조로 변장 세트와 책 한 권을 밭게 되고요.
같은 나이 여자애들은 장난감 화장품 세트와 색연필 한 통을 받게 되었네요.
그럼, 어떻게 하지요?
세모 아저씨는 돈은 많이 법니다.
그런데 해마다 세금을 낼 때면 세모 아저씨는 이렇게 투덜거립니다.
“나라에 이렇게 돈을 내야 하다니 정말 지긋지긋해.
이 돈으로 우리 아이들과 부인에게 선물을 사 주면 얼마나 좋을까.
내 손목시계도 새로 사고 말이야.”
때로는 법 때문에 불공평해지기도 해요
1960년 6월 15일, 어느 나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뻬뻬와 노마는 길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뻬뻬는 흑인이고 노마는 백인입니다.
둘은 제일 친한 친구에요.
피부 색깔이 달라도 친구가 되는 데엔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그런데 노마 아빠가 오더니 집 가까이에 새로 공원이 생겼다며
거기서 놀라고 하셨습니다.
커다란 트램펄린과 커다란 미끄럼틀이 여러 개 있대요.
노마는 신이 나서 뻬뻬더러 같이 가자고 했어요.
노마와 뻬뻬, 두 친구는 트램펄린도 좋아하거든요.
공원에서 축구를 해도 재미있겠죠?
그러나 두 친구가 함께 공원에 가면 안 된대요.
“그건 불가능해. 뻬뻬는 거기 갈 수 없어.
그 공원은 흑인 출입 금지거든.
축구는 다음에 만나서 하렴.”
아빠 말씀에 노마는 불평을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법이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요.
한 사람이 결정하는 건 불공평해요.
하루는 말을 탄 왕이 호위병들을 거느리고 시골길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빨간 집들이 보였어요.
왕은 오늘따라 빨간 색이 싫었습니다.
병사들에게 당장 저 빨간 집들을 불태워버리라고 명령했지요.
시내로 들어왔습니다. 왕은 신문 가판대 앞에 멈추어 섰어요.
‘기러기’라는 신문에 왕을 나쁘게 말한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왕은 당장 이 신문이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병사들에게 명령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왕은 또 멋진 정원을 여럿 보았습니다.
왕은 이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들을 찾아냈지요.
그리고는 정원사들에게 궁전 정원에 와서 일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건 불공평해요!
하루는 보보와 닝닝이 편지 상자를 만들어서 거실에 놓았습니다.
날마다 불공평하다고 느낀 것을 종이에 써서 상자 안에 넣었지요.
상자에는 검정색 굵은 사인펜으로 ‘불공평 상자’ 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보보와 닝닝은 가끔씩 부모님께 이 상자를 열어보시라고 합니다.
속에 있는 종이들을 꺼내 읽으신 다음 함께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씀드려요.
보보와 닝닝은 엄마 아빠가 자기들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아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엄마 아빠,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도 않으시고,
항상 바쁘시기만 하잖아요. 이건 불공평해요.”
또 다른 불공평 상자
또 다른 불공평 상자에는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선 열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공장에서 일을 해야 한 대요.
불공평해요.”
“거리에서 잠자는 사람들이 있어요. 불공평해요.”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불공평해요.”
“자기 나라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불공평해요.”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환자들이 있어요. 이건 참 불공평해요.”
어린이의 권리
오늘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 수영장에 가는 날.
모두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러 탈의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지요?
닝닝이 깜박 잊고 수영복을 안 가져왔어요.
수영 선생님께 얘기해야 해요.
닝닝이 수영복을 깜빡 잊고 안 가져온 게 올해 벌써 세 번째에요.
수영 선생님은 보통 때는 수영복을 빌려주시는데, 오늘은 화를 내셨어요.
“이번에는 봐줄 수가 없다.
다시는 깜박하지 않도록 오늘은 발가벗고 수영을 해라.
그러면 너도 정신을 차리겠지.”
세상에!
친구들이랑 남자애들 앞에서 발가벗으라니요!
공평한 벌, 불공편한 벌
보보는 삼일 동안 쉬는 시간에 놀지 못하는 벌을 받았습니다.
화장실 수돗가에서 숨어서 오줌 누러 오는 아이들에게 물을 뿌려댔기 때문이지요.
보보는 물놀이가 금지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학교 규칙이거든요.
선생님께 들킨 건 속상하지만 보보는 벌을 받는다고 투덜거리지는 않습니다.
더 심하게 혼날 수도 있었거든요!
불공평 = 폭력
뻬뻬는 친구 노마를 따라가서 노마가 공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봅니다.
노마 아버지 말씀이 맞군요.
입구에는 ‘흑인 출입 금지’ 라고 확실히 써 있습니다.
뻬뻬는 그래도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뻬뻬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그물 뒤쪽으로 해서 기어 올라갔다가
트램펄린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이들이 높이높이 뛰어오르는 걸 너무나 해보고 싶었거든요.
트램펄린만 보고 가던 빼빼는 달려오는 수위 아저씨를 보지 못했어요.
수위 아저씨는 뻬뻬를 잡아서 파출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뻬뻬의 가족에게 알렸어요.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파출소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어요.
모두들 화가 났습니다. 사람들은 경찰 아저씨들에게 돌멩이를 던졌습니다.
경찰 아저씨들은 곤봉을 꺼내 들었습니다.
싸움이 벌어졌어요.
가슴 속에 분노가 있어요!
띠띠가 보보에게 패스합니다.
보보는 멋지게 차서 골을 넣었습니다.
골인!
팀 모두가 달려들어 보보를 껴안습니다.
하지만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를 못 들었군요.
보보가 외칩니다.
“정말 말도 안 돼. 내 손은 공에 안 닿았단 말이야!”
보보는 심판에게 달려갔습니다.
욕을 하고 옷을 잡아당기며 심판을 때리려고 합니다.
보보는 너무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닙니다.
심판이 래드 카드를 내 보입니다.
퇴장입니다.
보보는 축구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앞으로 시합을 세 번 할 동안 보보는 선수로 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