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

[고정희] 지리산의 봄 _ 뱀사골에서 쓴 편지

실다이 2010. 5. 28. 11:38

 

지리산의 봄
-뱀사골에서 쓴 편지-


.고정희.


남원에서섬진강허리를지나며

갈대밭에엎드린남서풍너머로

번뜩이며일어서는빛을보았습니다

그빛한자락이따라와

나의갈비뼈사이에흐르는

축축한외로움을들추고

산목련한송이터뜨려놓습니다

온몸을싸고도는이서늘한향기

뱀사골산정에푸르게걸린뒤

오월의찬란한햇빛이

슬픈깃털을일으켜세우며

신록사이로길게내려와

그대에게가는길열어줍니다

아득한능선에서계시는그대여

우르르우르르

우뢰소리로골짜기넘어가는그대여

앞서가는그대따라협곡을오르면

삼십년벗지못한끈끈한어둠이

거대한여울에파랗게씻겨내리고

육천매듭풀려나간모세혈관에서철철샘물이흐르고

더웁게달궈진살과뼈사이

확만개한오랑캐꽃웃음소리

아름다운그대되어산을넘어갑니다

구름처럼바람처럼

승천합니다

 

1

 


오월의 햇살 - 이선희

오월의 햇살

어디선가 날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면
보이는건 쓸쓸한 거리
불어오는 바람뿐인데
바람결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가던 걸음 멈추어 서서
또 뒤를 돌아다보네
어두운 밤 함께 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친구 어디로 갔나
머물다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
오월의 햇살 가득한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어두운 밤 함께 하던
젊은 소리가

허공에 흩어져가고
아침이 올 때까지
노래하자던

내친구 어디로 갔나
머물다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
오월의 햇살 가득한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머물다간 순간들
남겨진 너의 그 목소리
오월의 햇살 가득한날
우리 마음 따스하리

가사 출처 : Daum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