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운동 2000

[배영현] 우리교육 이야기

실다이 2010. 2. 6. 11:01

청소년 교양강좌 4...................................................................................................................

우리 교육 이야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배영현 (전교조 충남지부 정책기획국장. 윤리교사)

 

 

경기교육청이 학생 체벌금지와 두발 자유화 조례를 제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교육위원회가 배움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계속 박탈해서 편의주의 교육을 고수하려고 조례제정을 반대한다면, 중등교육 질식이 대학교육 부실을 초래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려는 희망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문제는 욕망이다. 권력자의 앎이 삶과 일치하도록 욕망을 조절할 수 있을 때 사회는 건강을 누릴 수 있다. 핀란드가 그렇다.

  

 

핀란드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85년에 우열반을 없앴다. 경쟁적인 우열 교육으로 수월성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이고, 협력적인 통합 교육으로 형평성을 추구할 때 실익이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우월한 학생이 얼마나 많은가보다 부진한 학생이 얼마나 적은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비교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학생을 친구와 비교하지 않고, 당사자가 얼마나 전보다 나아졌는지를 비교한다.

 

 

그런데 한국은 대학교마다 등급이 있고 중/고등학교마다 교복으로 서열화 해서, 자랑스러워야 할 학교 마크가 되려 다수 학생에게 주홍글씨와 낙인이 되어왔다. 성적이 학급 등수와 친구 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에서는, 친구가 전학 가면 어떻게 대하고 학생이 전학 오면 어떻게 대하나. 학업 능력에 따라 달리 보여서 차별대우 한다. 입시 공부에 방해 된다고 신체자유를 박탈하고 두발규제를 하는 학교 체제는 교사를 폭력자로 둔갑시키는 위력까지 지녔다. 학교폭력 근절이 공염불에 지나지않는 것은 친구 사이에 싸움을 붙인 주범이 누군지 사회가 아직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기 때문에 타고난 재능으로 꿈을 키워야 하는데 오히려 공교육과 사교육의 입시교육에 10년이나 시달리고 있다. 꼴찌일망정 자식을 명문학교에 보낸 일부 부모가 어깨를 편다면, 그렇지 못한 다수 학생과 그 부모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상처를 얻고 평생을 사는 형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처지를 대물림까지 하는 게 한국 교육의 현주소다. 개인마다 발전 속도와 질적 변화의 때가 다름이 자명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학대에 시달려서 배움은 중단되고 학력은 점점 떨어진다. 국가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거주지, 나이, 경제여건을 떠나 평등 교육을 9년간 의무적으로 받으며 자율학습은 일주일에 일곱 시간 정도만 하는 나라. 원하면 대학원까지도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핀란드는 10년간 학력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핀란드 학생들은 덜 똑똑한 친구들을 먹여 살리려고 1등을 향해 공부하는 게 결코 아니다. 학교자율평가제도도 있지만 학교운영, 교육과정, 학교장 리더십, 교수능력을 평가해서 교육청에 자료를 보내면 학교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반영한다. 학생들은 사회와 교사로부터 늘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자라도록 지지받고 있는 것이다.

 

(정리 : 난주)

 

고교에서 외국어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일반적 목적이다. 

왜  외고에 특목고 지위를 부여하는가.

외고 설립 목적이 외국어 ‘영재’가 아니라 ‘인재’ 양성이 목적이라면

외고는 특성화고 혹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  

 

외국어 고등학교 입시체제로 인해 유발되는 초중학생 입시고통이 극에 달했으며, 

입학사정관제는 지금보다 더 혹독한 입시교육 고통을 유발하기에 대안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을 중심으로 중 2 - 3학년의 영어 내신, 학습계획서, 학교장 추천서를 전형 요소로 삼기 때문에

입시교육비만 폭증시킨다. 

 외국어 인재 양성은 교육목적이므로 외국어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으로 바꾸며,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자율학교 등을 선지원/후추첨 방식으로 전환하자.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장밋빛 환상

 

영어 내신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할 때, 현재처럼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면, 내신의 변별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동점자라든지 유사한 점수대 학생들이 몰려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때 외고는 지원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보면서 전 과목 우수자, 수학과 과학 과목 우수자,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별도의 영어 인증 시험 점수 등에게 가점을 부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최악의 경우, 외고는 학교 간 학력 격차, 내지는 학교가 속한 지역 등을 고려하여 중학교 등급제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계량화된 점수 형태로 모든 전형을 환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 평가관이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 왜곡된 형태로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동안 외고가 입학사정관제를 주장한 것은 정부의 통제를 피해서 명문대학에 보낼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의도가 강하다. 외고는 내신만으로는 변별력이 약하다는 이유를 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알파를 요구할 것이다. 학교장 추천서는 항상 객관적인 근거를 동반하게 되어 있어서  별도의 스펙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성이 떨어진 추천서는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학습계획서의 경우 학원이나 제3자가 대행해 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