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llith의 웃음

[양현아] 유교의 예와 현대석 해석

실다이 2009. 12. 21. 11:39

「예를 통해 본 ‘여성’의 규정」

_ . 양현아,『유교의 예와 현대적 해석』청계, 2004

 


 

1.조선시대 여성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1)문제제기

_ . 조선시대의 여성을 조선시대의 가족/친족이라는 역사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펴보기 위해 여성에 대한 예의 교육서를 텍스트로 삼아 고찰해 보고자 한다.(조선시대의 여성을 유교주의라는 이념에만 국한시켜왔던 기존의 연구와는 다르다.)

_ . 서구의 여성주의의 중심개념인 성성(sexuality)과 여성다움(gender)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조선의 여성을 개념화한다.


2)조선시대 가족/친족이라는 맥락

_ . 친족 가족제도의 변화는 자연스레 일어난 게 아닌 정치적 과정이었다.

 

조선초기

조선중기 이후

제사후계자

 

적장자 중심

상속

자녀 균분 상속

장자에 더 많이 줌

족보

아들, 딸의 8촌 이내 포함

딸 친족 제외

결혼제도

서유처가

친영제

여성의 재혼

허가

금지


2. 여성교훈서의 성격


『내훈』_ .조선 초기 여성교육에 대한 구상을 담고 있음.

『계녀서』『사소절』_ .조선 후기 조선의 종법질서가 완숙했던 때 저술.


3. 어떠한 ‘여성’이 바람직한가?


_ . 여성스러움의 근원은 음양의 원리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細行과 小節에서 실천되고 구현되어야 한다.


1)내외법 속의 여성

_ . 내외법: 남녀간의 예의, 역할분담 강조, 공간 분리하는 예의 기준이나 남녀간 균등하게 적용되는 게 아닌 여성에게 요구되는 일방적인 규제.


여성주의의 성적차이

내외법의 음양론적 다름

남성의 기준에 입각하지 않은 새로운 여성의 언어, 기준, 상징을 의미

남성을 중심에 두고 여성의 보충적 주변적 지위 정당화 함


_ . 공간규정:

    (1)여성의 공간 통제-남녀간 공간분리와 여성의 공적 공간으로부터의 분리

    (2)여성에게 가족/친족관계라는 사회적 공간이 유일하고 중심적인 삶의 장이었음.

    (3)여성의 성성(sexuality)을 통제, 남녀간 자유 접촉을 금지-조선시대 여성의 몸과 성은 강한 금지이며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대상, 여성은 언제나 침범될 가능성에 놓여 있는 긴장지대이며 동시에 어느 특별한 한 남성에게 속하는 것으로 사유화 되어야 함.

_ . 내외법의 정절규범: 자신의 성성에 대한 배타적 사유화를 내면화할 것을 여성에게 요구하는 정절교육이 필수적이었음. 일부다처제에 정절규범을 통합해 여성들 간에 경쟁을 불러일으켜 신경증과 병적증상이 나옴.(자해나 자살-열녀로 칭송함)

 

2)가족/친족 관계 속의 여성


①시부모와의 관계

_ . 시부모가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것은 효도를 잘 하도록 하는데 있다.(『여교』)

_ . 시부모에 대해서 며느리는 저항이나 반항의 마음조차 품어서는 안되는, 전적으로 그들의 호의에 달려있는 존재.

_ . 시부모에 대한 효행이란 며느리의 주변성과 그에 따른 생존전략을 대변함.


②부부관계

_ . 남녀간, 부부간 상하질서는 자연의 질서로서 부부관계는 부자, 군신관계와 같은 사회관계의 초석이 된다고 봄.

_ . 남편은 하늘이고 여자는 땅으로 하늘이 땅 보다 우선하므로 남편은 다시 장가든다는 법이 있으나 아내는 다시 시집간다는 기록이 없고, 여자가 부군을 섬기는 일 가운데 투기 하지 않는 것이 으뜸가는 행실이라고 함.

_ . 질투의 마음조차 품지 않고 마치 여성이 아닌 것처럼 남편과 남편의 다른 여성을 대해야 하는 부인의 태도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러한 통제는 음양의 조화, 즉 이성애적 질서 속에서 강하게 이끌리는 존재라는 이분법적 코드와 상충된다고 할 수 있다.


③친척관계

_ . 가족/친족 내의 한 여성은 복합적 주체성(부인,어머니,딸,며느리,자매,숙모 등)을 가지는데, 여기서 여성의 공간이 배타적으로 가족/친족의 ‘안쪽’에 한정된다.

_ . 가족/친족 체계 내에서 ‘여성’은 언제나 가족관계의 기표로서만 존재한다. ‘여성’ 젠더라는 기표는 가족 내의 위치에 의해 이미 탈/주체화된다.

_ . 남성 역시 친족 체계 속에서 생산되지만 남성은 구조를 구성하는 주체의 위치이다. 부계 계승제도, 부인을 남편 가족 속에 편입시키는 결혼제도, 단위 가족이 적장자인 성인 남성에 의해 대표되는 가부장제도가 조선의 가족제도의 구조적 원리라는 점에서 남성이 구조를 구성하는 주체의 위치에 놓여있다.

_ . 남성의 경우 가족 바깥에서의 영향력이 가족 내의 그것으로 변환되는 관계이므로 가족관계에서의 통제력의 정도와 성격은 여성과 다르다.


3) 가사노동에서의 여성


①몸가짐과 태도

_ . 여성에 대해서 언행의 조심스러움, 경계함, 섬김을 강조하는 담론이 교육서에 반복하여 나타나는데 이는 유교주의가 가지는 일반적 성격에 더하여 폐쇄된 공간에서 인간관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사회적 소수자가 취해야 할 삶의 전략이자 ‘예의’로서 풀이된다.


②제사와 접빈객

_ . 가사노동은 ‘집안’에 거주하는 여성의 정체성과 연관되고, 가사노동과 ‘부인됨’은 일치되      며, 남편의 사회관계를 내조하는 역할이 부인의 역할이라는 교육 내용은 끊임없이 갈고 닦고 노동하는 여성의 역할이 ‘여자다움’ 그 자체의 것으로 정상화되고 권고되었음을 나타낸다.


4. 여성 교육서에 나타나는 ‘여성’의 특징


1)내외법은 여성과 남성간의 완벽한 공간분리를 의미하고 남성과의 비교를 통한 평등 및 차별과 같은 개념을 사전에 봉쇄하는 젠더정치이다. 이러한 질서 속에서 여성은 남성과 이미 다른 신분에 속하기 때문에 그 다름 자체를 문제화하기 어렵게 된다.

2)여성의 주체성은 가족/친족 관계 속에서 구성되고 있고, 여성은 친족과 가족의 경계 안에서만 의미화 되고 있다.

3)구체화된 관계 속의 ‘여성’에 대한 행위규범 또한 구체성을 띤다. 여성 교육서에서 볼 때, 여성됨이란 추상적 원리 원칙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과 역할, 마음가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특히 표정, 낯빛, 자세와 같은 ‘신체’에 대한 규율담론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신체규율은 몸의 생리현상, 의식과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세련되고 정교한 훈육담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4)조선시대의 젠더 이해에 있어서 육체적 본질과 사회적 수행으로서의 젠더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이는 서구의 근대 페미니즘이론과는 달리 조선시대 여성 교육서에서 젠더, 섹스, 성성이 미분화 상태 내지는 다른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5)몸과 욕망의 규율이 ‘순종하고 삼가는’ 바람직한 여성 주체성의 기반이 되고 이것은 다시 양반의 친족질서가 놓여 있는 신분질서의 초석이 된다고 할 때, 여성의 몸과 욕망, 가족/친족에서의 구체적 수행성은 종법질서 유지를 위한 초석이 된다. 이렇게 여성이 올바르게 규제되고 통제될 때, 가족/친족질서가 재생산된다. 조선시대의 ‘여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법질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