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잭슨] 자연의 어머니
자연의 어머니
글 : 엘렌 잭슨
그림 : 리오 딜런 / 다이앤 딜런
<기정애>...............
자연의 어머니는 아침부터 자연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러 다닌다. 동물에게는 그것에 맞는 모양을 주고, 식물에게는 알맞은 열매를 주고, 계절별 시간별 장소별로 그것에 알맞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를 괴롭히는 모기가 있음을 불평하고, 개구리는 자신을 잡아먹는 사람을 불평하고, 모기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개구리를 불평했다.
자연의 어머니는 모두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또한 이들의 호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이 깨닫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모기, 개구리, 사람 역시 서로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자연의 어머니가 이들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자연에 있어서 불필요한 것은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때 자연은 많은 것을 주고 받는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타인을 바라보고 재단하려고 하지만, 모두 조화를 이루려고 할 때 비로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허수정>.............
자연을 낳은 어머니는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온기를 전하며 보살핀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며 자기 위주로 해석하고 불평하는 사람, 개구리, 모기의 불평을 들어줬다. 그들이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생명의 순환 원리를 그들 스스로 깨닫길 바라고 말없이 들어주며 끝까지 나무라지 않았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어떻게 하고 있었나. 아이들의 행동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기 일쑤였던 나. 심지어 새로운 문제점을 만들어가며 걱정하기 바빴다.있는 그대로 놓아주고 아이들의 변화를 기다려주며 스스로 실패를 겪으면서 자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저절로 깨닫고 성장할 텐데, 나는 아이들을 나무라며 고치기를 요구해왔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존재 이유가 있다는 걸 믿고 기다려야겠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미나 풀을 밟지 않기 위해서 지팡이를 짚고 산길을 걸었다는 노승의 말마따나, 세상에 하찮은 미물이란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